[올해 증시복병들]물량부담-금리 들먹등 곳곳 위험

  • 입력 2000년 1월 4일 19시 42분


작년에 증시 주변의 모든 여건이 순조로왔다면 올해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이 서서히 또아리를 틀면서 증시에 파란을 몰고올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물량 부담, 금리 및 물가 상승, 거품 붕괴 등이 바로 그것들.

▼수급불균형 예상▼

▽물량부담〓작년 증시가 받아낸 신규공급물량은 46조3000억원,유상증자물량은 29조2000억원.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기업만도 70여개였다. 그런데 고객예탁금은 작년 하반기에 급등한 뒤 답보상태에 있다. 주식형수익증권 잔고도 11월 이후 정체상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98년 5조7000억원에서 작년에 1조500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매매패턴은 ‘꾸준한 순매수’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단기매매’로 바뀌어가는 양상이다. 3조7000억원 가량의 뮤추얼펀드 만기가 속속 도래하는 올 상반기에 증시 수급 불균형은 증시의 체력을 크게 떨어뜨릴 전망이다.

▼초단기 매매 급증▼

▽증시 활력 과다〓사이버증권거래가 확산되면서 데이트레이딩(초단기매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작년 11월이후 고객예탁금 회전율이 60% 이상의 유례없는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 속의 잦은 매매는 ‘거품’을 조장하는 요인.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데이트레이딩 전용룸을 마련하고 있다.

▼물가상승압박 가시화▼

▽물가 및 금리 상승〓IMF사태 이후의 통화팽창과 초고속 경제회복, 작년의 원유가 급등, 전기료 인상 등의 후유증이 올 3·4분기 이후 가시화될 우려가 크다. 특히 기업 설비투자 확대와 임금 인상이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도 대우문제의 처리가 일단락되는 상반기에 최대교란요인으로 대두할 전망. 물가상승은 증시에 간접적 심리적인 영향을, 금리 상승은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집권후반기 효과' 우려▼

▽‘집권후반기 효과’〓노태우 김영삼정권의 집권전반기에 주가지수는 각각 50%, 35% 올랐다. 그러나 집권후반기에는 7%,53% 떨어졌다. 집권초기의 의욕만 앞세운 무리한 정책이 후유증을 초래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밀어붙이기식 개혁을 추진해왔다’는 평을 듣는 현 정권도 올해 총선 결과에 따라 무리수를 남발할 가능성이 크다.

▼美금리 인상땐 타격▼

▽대외요인〓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여전히 시한폭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경제성장세 둔화 등이 조기폭발 요인이며 경쟁국 통화가 달러대비 절상돼 위안화 평가절하 효과를 냈다는 것이 폭발지연 요인. 미국의 ‘뉴이코노미’(저물가 속의 고성장)는 무역수지 대폭적자와 물가상승 압력으로 검증대에 올라와 있다. ‘내년 2월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미국 증시 거품 붕괴→국내 증시 타격’이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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