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 성장 배경]작년말 '株價조작'조사 흐지부지

  • 입력 1999년 10월 8일 19시 29분


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주가조작 의혹으로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코스닥 등록업체 골드뱅크 커뮤니케이션즈(대표 김진호·金鎭浩·31)의 급성장 배경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사장은 증권가에선 김석기(金石基)중앙종금대표, 김형진(金亨珍)세종증권회장 등과 함께 ‘신흥 5인방’으로 불리는 인물.

▼2년만에 '그룹'으로

▽김사장과 골드뱅크〓강동구청에서 일하던 97년2월 컴퓨터학도 몇 명과 함께 골드뱅크의 전신인 ‘인포뱅크’를 차렸다. 4월 상호를 골드뱅크로 바꿨다.

인터넷을 통해 하나의 사이버공동체를 만들어 그 안에서 물건도 팔고 광고도 하자는 게 기본 사업아이템. 결과는 대성공. 작년 10월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뒤 ‘골뱅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올 7월 회원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올들어 동양상호신용금고 나산농구단을 인수하는 등 급속히 사업을 확장해 금융 서비스 전산 엔터테인먼트분야 18개사에 출자한 ‘그룹’으로 성장했다. 적자확대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645억원의 자금을 조달, 사업확장에 투입하는 저력을 보였다.

▼金사장 연관 못밝혀

▽주가조작 미스터리〓증권업협회는 골드뱅크 한 회사에 이례적으로 불공정거래 조사를 두 번 실시했다.

작년 10월13일 공모가 8000원에 매매가 시작되자마자 17일까지 1만3900원으로 73%이상 올라 첫번째로 조작혐의를 포착했다.조사결과를 금융감독원에 통보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올 초 1060원(액면가 500원 기준)으로 출발한 주가가 5월20일 장중 한때 3만1200원까지 오르자 협회는 2차 매매심리에 들어가 지난달 16일 다시 금감원에 혐의내용을 통보했다.

협회에 따르면 김모씨 등 12명이 H증권 등의 계좌를 통해 명백히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잡았다. 개장직전 상한가주문을 냈다가 다른 투자자들이 덩달아 상한가로 ‘사자’주문을 내면 슬그머니 취소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과 김사장의 연관성은 밝혀내지 못한 상태.

▼정치자금 조성 소문

▽꼬리무는 각종 소문〓의원들은 국감에서 골드뱅크와 관련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을 쟁점화했다.

이사철(李思哲·한나라당)의원은 골드뱅크가 해외 역외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100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소문을 물고 늘어졌다.

김민석(金民錫)의원은 중앙종금 김석기대표가 골드뱅크의 실질적인 ‘주인’일 것이라는 루머의 진위를 캐물었다. 두 역외펀드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추적해 볼 때 이들은 김대표의 소유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중 ‘라시’는 5월말 현재 골드뱅크의 지분 23.5%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라는 것.

금감원이 골드뱅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한 만큼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고발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항간의 ‘설’들도 어느 정도는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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