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증시 호재-악재 점검]국내 '맑음' 해외변수 '흐림'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4·4분기(10∼12월)를 시작하는 이번 주는 한 해의 재테크를 결산해야 할 시점이다. 증시의 호재와 악재를 냉정히 따져보고 투자전략을 다시 짜보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4·4분기 주가에 영향을 미칠 재료로 대우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과 해외증시 하락세 등은 악재, 그러나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호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증시수요기반 괜찮아

▼국내사정은 양호▼

단기적으로는 27일부터 활동에 들어간 채권시장안정기금으로 장기금리가 안정될 전망이다. 회사채금리를 한 자리수로 떨어뜨리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함께 증시에서는 일단 기금발족 자체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29일에는 11조2000억원에 이르는 담배인삼공사 공모주청약금이 환불돼 증시수요기반 확충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성향이 강한 돈이니만큼 증시가 살아날 기미만 보이면 언제든지 ‘사자’에 가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대우채권 환매폭주 가능성

관건은 역시 대우사태 처리의 향방. 중공업 전자 통신 등 덩치 큰 기업들의 계열분리와 매각이 가시화하는 등 대우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단숨에 악재가 호재로 바뀌며 심리적 안정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가능성도 호재로 꼽힌다.

그러나 대우채권이 편입된 공사채형수익증권 환매범위가 넓어지는 11월10일 이후 환매요구가 폭주할 수 있다는 점과 올 4월이후 수탁고가 급증한 주식형수익증권의 만기가 10월이후 집중된다는 점은 악재.

★美-日 증시 하락세 부담

▼해외변수는 미지수▼

일본 엔화의 강세와 이로인한 일본과 미국 등 해외증시의 하락세는 국내주가에 부담스런 요인. 엔화강세가 급속히 진행되면 미일간 공조체제의 붕괴를 우려하는 불안심리를 가중시켜 세계증시의 동반하락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세계 각국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의 입장에서는 미일증시에서의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상당한 시세차익이 발생한 한국주식을 대거 내다 팔 가능성도 있다.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Y2K)문제도 악재다. 한국정부와 금융기관들이 “문제없다”고 호언하지만 “일단 철수했다가 내년 1월에 다시 오겠다”는 외국인들도 일부 있는 게 현실.

★경기 관련주 투자 유망

▼경기관련주 유망▼

전문가들은 4·4분기에도 호재와 악재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주가가 오른다해도 폭등이라 부를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데 견해를 같이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병익 펀드매니저는 “엔고(高) 또는 대만지진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 화학 철강 조선 등에 투자하는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주효해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그동안 대우문제에 억눌려 있었던 우량은행주도 유망해 보인다는 것.

마이다스에셋 김기환 운용담당이사도 “결국은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종목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삼성전자 포항제철 LG화학 등 대형우량주와 삼양제넥스 성미전자 다우기술 등 성장성높은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