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종목 폭등 '투기주의보'…9개 상장폐지株 '껑충'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우선주 파동에 이어 상장폐지를 앞둔 정리매매종목이 폭등하며 투기조짐이 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장폐지결정이 난 뒤 13일부터 30일(매매일)동안 정리매매에 들어간 유성의 경우 13,14일 이틀간 주가가 250원에서 520원으로 108% 폭등했다.

10월27일 상장이 폐지되는 종목은 유성을 비롯, 태영판지 태흥피혁 영진테크 피앤텍 신호전자 동국전자 대한중석 엔케이텔레콤 한라시멘트 등 10종목이다.

정리매매종목은 증권거래소가 부도 등으로 회생가능성이 없는 회사에 대해 상장폐지결정을 내린 후 이들 종목의 투자자들을 위해 상장폐지전 매매일 기준으로 한달동안 보유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조치를 말한다. 정리매매종목은 일반종목과 달리 상하 15%의 가격제한폭이 없기 때문에 이처럼 이틀새 100%가 넘는 등락도 가능하다.

태흥피혁도 10일 종가 245원에서 14일에는 182만주가 거래되며 420원으로 71.4%가 올랐다. 그밖에 같은 기간에 영진테크 55.2%, 태영판지 53.8%, 피앤텍은 45.3% 등 정리매매종목이 26만∼257만주가 대량 거래되면서 이상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10개 정리매매종목중 주가가 떨어진 곳은 한라시멘트(-23.0%) 한 곳 뿐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정리매매종목의 이상급등도 우선주때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한달뒤에는 폭발할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며 “그래도 우선주는 한달 뒤 휴지가 되는 주식은 아니었던 만큼 정리매매종목의 거래는 투기의 극치”라고 말했다.

그는 “굳이 정리매매종목의 가치를 따지자면 회사 청산후 주주들이 나눠갖게 되는 잔여재산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겠지만 10개 정리매매종목중 현재 주가 이상의 잔여재산을 배분할 만큼 순자산이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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