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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1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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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모습을 형상화한 ‘DJ캐릭터’ 상품으로 캐릭터 시장의 맹주로 떠오른 벤처기업 ‘매나패’. 지난해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사업에 뛰어든 박정규(29)씨 등 3명의 ‘창업멤버’들은 ‘성역’으로 여겨져온 대통령을 상품화하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청와대의 동의를 받아내는데 성공한 이들은 캐릭터 전문디자이너와 함께 대통령을 친근한 이미지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 한달 반만인 지난해 12월 DJ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캐릭터의 포인트는 김대통령의 ‘복(福)코’에 있습니다. 복코 가진 대통령이 IMF위기를 타개해 나간다는 컨셉트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상품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제품을 내놓자 마자 대구 광주 마산 목포 대리점에서 2개월만에 1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한 것. 대리점을 통한 직판 외에도 두산실업과의 판권계약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어 올해 매출은 3∼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실업은 대통령의 초상권 사용에 따른 로열티 대신 수익금 중 일부를 김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청에 장학기금으로 기부한다고.
매나패는 요즘 연세대 농구팀 선수들과 일반 기업의 특징을 형상화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박정희(朴正熙) 전두환(全斗煥) 등 전직 대통령의 캐릭터 상품도 개발한다는 계획. 대통령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가꾸어 해외에 수출하면 외국인들도 우리 대통령들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 하지만 최근 정국혼란과 함께 대통령의 지지도가 조금씩 떨어지자 DJ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함께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이번달 매출도 두달 전에 비해 20% 정도 추락했다.
“우리 상품의 수요는 대통령의 인기와 같은 곡선을 그립니다.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돼 대통령의 인기가 다시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02―3147―2821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