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 빅딜]SM5생산 여전히 「뜨거운 감자」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34분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대우는 빅딜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SM5 생산문제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은 양사를 평가할 기관과 평가방법이 예정대로 22일 결정되면 미진한 쟁점에 대한협상과평가기관의 실사가 동시에진행될전망이다.

삼성과 대우는 21일 오전 산업자원부에 제출한 합의문에서 △인수때까지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및 대우전자 공장의 현 가동상태 유지 △인력 고용승계 △협력업체 적극 지원 등에 대해 공식 합의했다.

삼성은 대우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5년 이상 대우전자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키로 했으며 해외법인에 대해서도 정상운영을 계속키로 했다.

대우는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대우의 자동차 생산기지로 계속 활용하면서 더욱 효율적인 자동차 공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지만 SM5를 계속 생산할지 여부는 확답을 회피했다.

대우는 SM5 생산문제와 관련해 “주요 부품이 일본제인데다 연간 4백억원에 달하는 기술사용료를 닛산자동차에 지불해야 하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입장.

반면 정부와 삼성은 대우가 SM5를 단종할 경우 협력업체 5백50개사가 도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협력업체 종업원만 7만여명에 달하고 부산지역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

자동차업계에선 “SM5가 단종된다면 삼성자동차만을 보고 사업에 나선 협력업체들이 대거 삼성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우전자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양재열(梁在烈)신임사장내정자가 빅딜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기 전까지는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사내파문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대우가 계속 버티는 이면에는 금융지원을 포함한 정부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속셈도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필요시 채권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있을 수 있다”며 금융지원 가능성을 시사, 진통은 겪겠지만 결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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