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10대 뉴스]

  • 입력 1998년 12월 17일 19시 21분


《IMF한파로 극심한 소비위축 현상이 일어나면서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 백화점이 잇달아 도산하고 중소소매점이 급속하게 몰락한 가운데 할인점들의 급부상과 유통업체간 인수합병, 외국계 초대형 업체의 국내진출로 기존 상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그런가하면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등 소비자 심리를 파고든 무점포 판매방식이 각광을 받았고 매출신장을 노린 고가의 경품행사가 경쟁적으로 등장,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할인점 초고속성장▼

소비자의 저가상품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할인점이 유통업계의 핵심업태로 떠올랐다. E마트는 올들어 국내 할인점 중 최초로 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연말까지 1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

또 지난해 대구에 문을 연 삼성물산의 홈플러스는 올들어 하루 평균 7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일할인점으로는 처음으로 한해 매출 2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할인점이 새로 들어서는 지역에는 기존 상권이 완전히 파괴돼 인근 중소 소매점은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

▼외국업체 본격 진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가 7월 한국마크로의 4개 매장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전격진출해 유통업계를 긴장시켰다. 또 프랑스계 업체인 까르푸는 전국 다점포화 전략을 시행하면서 2000년까지 10여개의 할인점 체제를 갖출 계획.

같은 프랑스계 할인점인 프로모데스도 내년 부산 사상점 등을 개점할 예정이며 서울 중계동에 대규모부지를 구입했다. 이밖에 영국 테스코도 대형슈퍼마켓 사업에 진출을 타진 중이다. 외국 할인점과 국내 할인점의 가격전쟁은 제조업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납품거부 움직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중견업체 잇단 도산▼

지난해 뉴코아 한신코아 해태유통 블루힐백화점 등 13개사가 부도난데 이어 올해도 미도파 새로나 등의 부도행렬이 이어졌다. 성안백화점 희망백화점 등 지방백화점들도 대거 도산.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이른바 ‘빅3’체제로 재편됐다. 뉴코아 미도파 둥 법정관리로 전환한 백화점들은 다시 매출이 증가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중.

▼통신판매시장 활황▼

케이블TV홈쇼핑, 인터넷쇼핑과 안내책자, 신문광고 등을 이용한 통신판매시장은 올해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TV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1천6백억원을 올 상반기에 가뿐히 뛰어넘으면서 연말까지 4천5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전망. 인터넷 전자상거래시장도 올해 1백50억원, 내년에는 3백44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카탈로그 통신판매시장에서는 한솔 대우 SK 코오롱 등 대그룹 계열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수천여개 군소업체가 퍼져있다.

▼업체 인수합병 봇물▼

대형유통업체들은 인수합병, 위탁경영 등으로 몸집 불리기가 한창. 현대백화점은 그레이스백화점, 울산 주리원백화점을 인수하고 광주 송원백화점 을 위탁경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세를 확장. 롯데백화점도 그랜드본점과 킴스클럽서현점 등에 대한 인수를 발표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프라이스클럽, 한국마크로 등은 각각 코스코, 월마크와 합작경영과 매각이 이뤄졌다.

▼사은 경품행사 과열▼

공정거래법의 완화로 경품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경품바람이 불었다. 10월 롯데 신세계백화점은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놨고 그랜드백화점 등도 경품전쟁에 뛰어들었다. 연말바겐세일 열흘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개 백화점이 퍼부은 판촉비만도 2백억원이 넘을 정도. 백화점 사은품행사에 상품권이 일반화되기도 했다. 덕분에 끊임없이 추락하던 매출은 회복했으나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백화점 매출액 급감▼

IMF한파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알뜰소비로 바뀜에 따라 주요 백화점은 매출이 전년대비 20∼40%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아울렛매장을 신설하거나 할인점, 수퍼마켓 등으로 업태를 전환하는 백화점이 등장.

▼전략적 손잡기 성행▼

달라진 경영환경에 따라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인식이 확산됐댜. 롯데 마그넷할인점과 농협 하나로마트가 제휴해 공동판매에 나섰으며 신세계는 39쇼핑과, 롯데백화점은 LG홈쇼핑과 손잡고 자사상표(PB)상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또 신세계, 한화유통 등은 한미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연장영업등 일반화▼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극심한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명절을 제외한 모든 정기휴무를 없애고 연중무휴 체제에 들어갔다. 세일기간도 규제완화에 따라 97년의 두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복고마케팅 전략 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복고마케팅이 붐을 이뤘다. ‘10년전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등의 행사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한해.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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