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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31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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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러시아와 남미가 금융위기로 요동치고 있으나 한국 태국 등 동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희망의 표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우선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나라에서 수출이 미국 달러화 금액 기준으로 작년에 비해 줄거나 정체상태이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작년보다 20∼30% 늘어난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수출상품의 달러표시 가격이 급락했으나 거시경제 관점에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 결국 생산과 일자리를 증대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JP모건은행은 이같은 수출물량 증대가 내년 경기회복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며 “이 은행은 한국과 태국이 올해는 6%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가 내년에는 2.5% 가량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전했다.
이 주간지는 “한국은 수입이 격감하면서 올 상반기에 국내총생산(GDP)의 16%에 해당하는 2백2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며 “작년 같은 기간 1백억달러 적자와 비교할 때 엄청난 개선”이라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가용 외환보유고가 작년 12월 중순 50억달러에서 6월에 4백10억달러로 확충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원화와 태국 바트화는 올 1월에 비해 달러에 대한 가치를 약 30% 회복했고 한국의 경우 회사채와 양도성예금증서 등 3개월물의 금리가 작년 12월 연 25%에서 최근엔 11%로 떨어졌다고 이 주간지는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막대한 외채와 금융부문의 취약성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남아 있고 동아시아의 2대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경제전망이 아직 어두운 것이 문제라는 것. 그러나 참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올해가 가고 나면 비록 느린 속도이지만 한국과 태국에서는 저 멀리서부터 경기회복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황호택기자〉ht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