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13兆적자…1천원어치 팔아 53원 손해

  • 입력 1998년 8월 16일 19시 01분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1∼6월)에 1천원어치를 팔아 53원(금융기관 제외시 31원)꼴로 손해를 보는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거래소가 16일 5백43개 12월말 결산 상장사의 상반기 결산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작년 상반기 2조4천3백48억원 흑자에서 13조6천7백68억원 적자로 반전했다. 상장사들이 반기 실적에서 적자를 보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간 작년 하반기 이후 두번째.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작년 동기보다 105%포인트 높아진 평균 645%(은행 제외시 299%)에 이르렀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그룹에 대한 협조융자도 부채비율 상승의 한 요인.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작년 358%에서 올 상반기 405.6%로 47.6%포인트 높아졌다.

30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47%포인트 높아진 평균 412%였으나 나머지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797%포인트나 낮아진 189%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30대 그룹에 대해서는 여신을 늘리면서도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금을 급격하게 회수한 것이 한 요인.

30대 그룹 중 흑자를 낸 곳은 삼성 SK 한진 롯데 대림 코오롱 동부 대상 새한 등 9개 그룹에 불과했다. 반면 현대 대우 LG 쌍용 한화 동아 한라 한솔 효성 고합 동국제강 아남 동양 등 13개 그룹은 적자로 바뀌었다.

증권거래소는 상장사들이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원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 증가로 매출은 늘었으나 금융비용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이 오히려 악화됐다고 풀이했다. 매출액에서는 ㈜대우가 상반기 18조5천억원으로 처음 1위에 올랐고 포항제철은 6천8백억원 흑자로 순익 규모에서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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