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亂 첫공판]검찰-강경식씨 「대권야망」 설전

입력 1998-07-10 19:28수정 2009-09-2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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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에 대한 첫재판이 열린 서울지법 제417호 대법정에는 10일 오후 2백여명의 방청객이 몰려 이 재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방청석에는 ‘경제청문회’의 성격이 강한 이번 재판을 의식한 듯 메모지를 꺼내 재판의 주요 내용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도 많이 참석했다.

○…검찰은 이날 직접신문에서 외환위기 책임을 묻기에 앞서 강씨의 삼성 자동차사업 진출개입 의혹과 대권야망을 둘러싸고 강씨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강씨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지역기반 강화를 위해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과 부산공장 유치를 적극 지원했다”고 공격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검찰은 강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록된 정보와 수사과정에서 압수한 노트북 컴퓨터의 비망록 자료를 근거로 강씨가 삼성측 지원을 받아 국제세미나 등을 주관하면서 자동차사업 진출여부를 국가적 이슈로 부각시키는 등 적극적인 측면지원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씨가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을 직접 만나 자동차사업 진출을 제안했는지를 추궁했으나 강씨는 “부산공장 유치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차사업 자체를 권유한 것은 아니다”며 반박했다.

이에 맞서 검찰은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은 중복투자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는데도 부산지역 관리들에게 공장유치를 설득한 이유가 뭐냐”고 다그쳤다.

강씨는 “사업진출여부는 기업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간섭해서는 곤란하다”며 “경쟁력이 있고 돈을 벌 자신이 있다면 사업을 벌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기아사태 처리지연의 배경을 끌어내기 위해 삼성자동차 문제를 물고 늘어진데 이어 삼성과의 유착관계를 부각시키며 강씨의 정치적 야망에 대한 흠집내기도 계속했다.

검찰이 “93년 보궐선거에서 삼성생명 자원봉사단의 지원을 받으려는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느냐”며 추궁하자 강씨는 “이뤄지지 않았고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었다”고 말해 삼성측과 모종의 계획이 있었음을 간접 시인했다.

○…검찰은 강씨가 95년 당시 가칭 ‘한국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을 창당한 뒤 6·27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하고 97년에는 대권에 도전할 꿈을 꾸면서 33개 지구당 창당에 이어 교섭단체구성 등 세부적 계획까지 세워두지 않았느냐며 맹공했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과 무관한 질문이라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검찰은 강씨가 ‘21세기 어젠다’라는 계획하에 환경, 경제대통령을 그렸다는 비망록 자료를 제시했다.

강씨는 “계획은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남의 노트북에 실린 일기장을 근거로 비난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이호갑·부형권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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