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3월 5일 06시 5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국내 반도체기술을 대만으로 빼돌린 연구원들을 태웠다가 이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택시운전사 김모씨(37)와 김씨와 한 방에 살면서 이 이야기를 듣고 신고한 동료 택시운전사 최모씨(36)가 ‘응분의 상금’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승용차1대 가전제품 등 모두 2천여만원 정도의 보상품을 주기로 하고 4일 시상식까지 준비했으나 이들이 나오지 않아 머쓱해졌다.
삼성전자측은 “사정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나름대로는 최대한의 성의표시를 한 것”이라며 “신고정신은 높이 평가하지만 당시 회사기밀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이 일부 확인돼 안기부와 함께 ‘상당한 조사’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게다가 꼭 보상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
그러나 신고한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24일 문제의 연구원들을 태운 직후 곧바로 신고했으며 대여섯차례 안기부요원과 삼성보안관계자를 만나 용의자까지 지목해줬다”며 “1조원에 달하는 산업기밀유출을 막은 공이 고작 차 한 대와 가전제품뿐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고 삼성측이 밝혔다.
최씨는 특히 “만나는 사람마다 ‘19명이나 감옥에 가게 해놓고 괜찮으냐’ ‘보상금은 얼마나 탔느냐’고 질문해 일할 맛이 안난다”며 지난달 24일 다니던 경기 용인 S택시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강릉에 체류중.
〈수원〓박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