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한국통신등 4대 공기업 해외매각 검토

  • 입력 1998년 2월 11일 06시 58분


대통령직인수위는 10일 한국통신 한국중공업 가스공사 담배인삼공사 등 4대 공기업과 포철 국정교과서 서울신문사 등 사업성이 높은 기관을 민영화대상기관으로 선정,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인수위는 이날 공기업민영화 방안을 보고하면서 이들 사업성이 높은 공기업의 민영화를 위해 3자매각 분할매각 외국인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공기업민영화 추진체계를 정비하기 위해 기획예산처 산하에 전담기구를 설립하고 민영화 일정을 조기에 확정키로 했다. 인수위는 그러나 철도청 우정사업 한전 공항관리공단 등은 사업성과 함께 공익성도 강하기 때문에 민영화하는 것은 곤란한 기관으로 분류했다. 인수위는 철도청과 우정사업 등은 뉴질랜드 식으로 정부가 소유하되 민간기업처럼 운영하는 공사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고했다. 인수위는 민영화 방안과 관련,대기업이 공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재벌이 또다시 남의 돈으로 공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용납하기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공기업과 금융산업의 효율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공기업을 민영화하기 위해서는 주식매각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회복과 주식시장 활성화가 전제돼야 하나 현재로서는 그같은 여건조성이 어렵다고 판단, 민영화 이전의 과도기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인수위는 국내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이 불가능한데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조기극복을 위해서는 외환확보가 필요하므로 4대 공기업 등은 해외매각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김차기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인수위는 민영화 이전이라도 공기업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력 가스 토지개발 등 공기업 독점 분야에는 경쟁체제를 도입키로 했다.인수위는 이를 위해 전력분야에서는 현대 등 민간기업에 발전부문을 허용하고 가스분야에서는 발전용 LNG 직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공기업의 자회사 및 비업무용부동산 매각, 외주확대, 인력 및 조직감축 등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또 금융기관 등 정부업무대행기관은 조직축소 등 업무효율화를 추진하고 정부의 단순지분보유기관은 재정수입 극대화 차원에서 조기 매각키로 했다. 국내 공기업은 정부투자기관 13개, 정부출자기관 17개, 자회사 1백4개 등 모두 1백34개. 이들 공기업의 지난해 사업운영예산은 정부투자기관 25조9천억원, 정부출자기관 29조5천억원, 자회사 15조9천억원 등 총 71조3천억원으로 정부예산보다 많다.김영삼(金泳三)정부는 93년 신경제5개년계획의 일환으로 68개 공기업의 민영화 및 통폐합을 추진했으나 5년간의 실적은 극히 부진했다. 현재까지 민영화가 완료(부분완료 포함)되거나 통폐합된 공기업은 대한중석 등 중소규모 공기업 27개에 불과하다. 인수위는 주식시장의 불안정과 이해관계자의 반발, 주무부처의 소극성 등을 공기업민영화 추진이 부진했던 원인으로 분석했다. 〈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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