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주가 폭등…뉴욕 외채협상 타결영향

  • 입력 1998년 1월 30일 19시 54분


단기외채의 중장기채 전환에 관한 정부와 국제채권은행단 간의 뉴욕협상이 일괄 타결돼 외환위기가 한 고비를 넘겼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다음달초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의에서 고금리유지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개진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미뤄왔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발행과 신디케이트론 차입 등 신규 외화차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채무은행들에는 정부보증을 해주는 대가로 고율의 벌칙성 수수료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뉴욕 협상 타결이 호재로 작용, 30일 주가는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해 558.33에, 환율은 달러당 기준환율보다 1백63.80원 떨어진 1천5백25.00원에 마감됐으며 금리도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급속한 안정세를 보였다. 이날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정부는 29일 뉴욕에서 시티, 체이스맨해튼은행 등 13개 채권금융기관과 가진 4차협상에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채무은행들의 단기채 2백40억 달러를 정부의 보증아래 1,2,3년 등 3종류의 중장기채로 전환키로 합의했다. 적용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현재 연 5.66%선)에 1년만기는 2.25%포인트, 2년만기는 2.50%포인트, 3년 만기는 2.75%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7.91∼8.41%로 합의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또 2년물과 3년물은 전환시점에서 6개월마다 미리 갚을 수 있는 ‘콜옵션’을 설정키로 합의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IMF와의 협의에서 고금리 정책은 외환사정이 호전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지키로 한 것”이라며 “다음달 IMF와 협의때 이번 협상 타결로 인한 상황변화를 적극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열(林昌烈)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은 “이번 협상을 계기로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즉시 외평채 발행과 신디케이트론 등 신규자금차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26일보다 39.69포인트(7.65%) 올라 사상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폭도 95년 5월29일의 40.41포인트에 이어 사상 2위.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해 11월6일(553.87)이후 약 석달만에 550선을 회복했다. 상한가 종목도 전체의 87%에 이르는 7백92개나 나왔다. 그러나 ‘팔자’주문 없어 거래량은 6천1백28만주에 불과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2천5백억원 이상의 매수주문을 내 대우중공업 한국전력 등을 중심으로 1천1백4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의 가격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외채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상장된 포항제철 주식예탁증서(DR) 가격은 전날보다 20.6%, 한국전력과 SK텔레콤 DR도 각각 10.2%, 13.9%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기준환율보다 88.80원 낮은 1천6백.00원에 첫 거래된 뒤 오후 한때 1천5백10.00원까지 떨어졌으며 1천5백25.00원에 마감됐다. 자금시장에선 환율 안정으로 기업들의 원화자금 사정이 함께 호전될 것이라는기대감이 퍼져 장단기금리가 일제히 떨어졌다.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18.50%로 26일보다 2.70%포인트 떨어졌다. 회사채금리가 10%대로 낮아진 것은 작년 12월 8일이후 처음이다. <정경준·천광암·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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