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자금난 『해빙조짐』…시중銀,기업대출 재개

  • 입력 1998년 1월 12일 19시 48분


최악으로 치달았던 수출업체 자금난이 대기업을 시작으로 점차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 산정시점을 당초 올 3월말에서 작년말로 소급해 적용키로 결정한데 따라 각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재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기업과 달리 외상기일이 긴 중소기업 수출환어음 매입을 기피하고 매입한도를 10만달러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금융계 ▼ 조흥은행은 12일 서울 경기지역 지점장 2백70명을 소집, 임시 회의를 열고 수출업체에 대한 일람불신용장은 물론 기한부 수출환어음 담보대출, 무역어음대출 등을 재개하도록 지시했다. 또 중견 중소기업들과 생필품 수입업체에 대해서도 어음할인과 일반자금대출 신탁대출 등을 통해 자금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한일은행도 중소기업과 무역관련 대출을 적극 취급하도록 하고 특히 수출환어음 담보대출을 활성화하라고 지시했으며 중소기업과 무역관련 대출취급 실적을 매일 점검, 창구의 대출 거부사례를 방지키로 했다. 상업은행도 일람불신용장은 제한없이 매입하고 수출환어음은 외환추진부와 협의를 거쳐 처리하는 등 수출금융 업무를 적극적으로 취급한다는 방침. ▼ 종합상사 ▼ 상사 관계자들은 “은행으로부터 외상기일이 긴 수출환어음(유전스)을 사주겠다는 연락을 12일 오전에 받았다”며 “액수가 큰 수출환어음도 여러 은행에 나눠 매입을 요청하면 대부분 환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들은 그러나 “은행들이 유전스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달러대신 원화를 지급하는 사례가 많다”며 “기한도 3월 31일 이전에 (은행이)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경우에만 한정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수출환어음 매입은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수입 신용장 개설은 여전히 어렵다. 무역협회가 이날 회원사들의 수입 신용장 개설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상수입 기간이 7∼10일에 불과한 일람불의 경우에도 5만달러 이상 신용장은 대부분 은행들이 개설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운·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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