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년은 한보부도로 시작하여 국가부도위기로 이어진 악몽의 한해였다. 지난 30여년간 누적된 한국경제의 모순은 봇물처럼 터졌다. 해외투자가의 대탈출로 달러가 바닥난 한국경제는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경제신탁통치를 요청했다. 되돌아보면 안타깝기만한 97년 한국경제를 다시 엮어본다.
〈이영이·이강운·임규진·백우진·천광암기자〉
[97 한국경제 연표]
▼불길한 조짐들
△1월23일〓한보철강 부도
△1월30일〓이철수 전제일은행장 보석취소 서울구치소 수감
△1월31일〓정태수 한보총회장 수감
△2월5일〓신광식 제일, 우찬목 조흥은행장 구속
△2월11일〓홍인길 정재철의원 수감
△2월13일〓김우석 전내무장관, 황병태 국회재경위원장, 권노갑 의원 수감
▼시장주의자들의 출현
△3월5일〓강경식 경제부총리, 김인호 경제수석 취임
△12월19일 전격경질될 때까지 「기업부도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와 「경제기초는 튼튼하다」는 주장으로 일관
▼계속되는 기업부도
△3월18일〓삼미특수강 부도
△4월21일〓진로(부도방지협약 적용)
△5월13일〓삼립식품 부도
△5월19일〓대농(부도방지협약 적용)
▼재계7위 기아그룹의 몰락과 심화하는 금융위기
△7월15일〓기아그룹 15개 계열사 「부도유예협약」대상업체 지정
△8월4일〓채권금융기관 부도유예기간 9월29일까지로 결정
△9월22일〓기아그룹 화의 신청
△10월22일〓정부, 기아 법정관리 발표
▼IMF체제로의 이행
△11월16일〓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 극비 방한, 강경식 부총리와 구제금융 합의
△11월19일〓신임부총리 임창열씨 임명
△11월21일〓밤 10시 IMF에 긴급자금 지원요청
△11월23일〓IMF 실무단 1진 도착
△11월25일〓IMF 협의단, 국내 금융기관 부실상태 집중 조사
△11월27일〓임부총리와 휴버트 나이스 IMF실무단장 비공개 협의
△11월28일〓임부총리 일본 방문해 미쓰즈카 히로시 대장상 면담. 미국 클린턴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화
△12월3일〓임부총리와 캉드쉬 총재 오후 7시40분 합의서 서명
▼금융계로 번지는 부도여파
△12월2일〓청솔 경남 고려 삼삼 신세계 쌍용 한솔 항도 경일 종금 등 9개사 업무정지
△12월5일〓고려증권 부도
△12월10일〓나라 대한 신한 중앙 한화종금 등 5개 종금사 10일 업무정지명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