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등의 요구로 외국인들에게 주식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상장회사 대주주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2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IMF 긴급자금 신청 이후 상장사의 대주주들은 총 36차례에 걸쳐 7백66만주의 주식을 사들였다.
제지업체 모나리자의 최대주주인 홍권표씨 등은 11일 1백20만주(전체주식의 18.8%)를 사들여 지분율을 22.9%로 높였다.
근화제약의 최대주주인 장홍선씨도 지난 19일 4만8천주(10.0%)를, 대신증권의 최대주주인 양회문씨 등도 지난달 이후 세차례에 걸쳐 2백17만주(4.0%)를 매입했다.
대주주들이 주식매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에 의한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한도 10%)하고 대주주 개인은 지분율을 높여 M&A에 대항하자는 것.
그러나 자금시장 경색에 따라 보유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대주주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21일이후 24건, 23만여주.
태창기업의 최대주주인 황선욱씨 등 3명은 24일부터 나흘간 6만5천여주(10.6%)의 자기주식을 처분, 지분율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 상장회사 대주주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도, 회사채를 발행할 수도 없는 마당에 당장 부도를 막기 위한 방법은 주식을 파는 것밖엔 없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