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파라다이스그룹 상장추진…검은돈 이미지 벗어나자

  • 입력 1997년 12월 22일 08시 11분


지난 93년 거액 탈세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내 최대의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워커힐 카지노)가 기업을 공개, 주식시장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호텔 카지노 제조업 등에 걸친 1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파라다이스그룹(회장 전낙원·田樂園)의 모기업으로 올 상반기 2백억원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한 「알짜배기」 회사. 탈세 및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회장은 지난 6월 외아들 필립(必立·37)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지금은 2선으로 물러난 상태다. ㈜파라다이스의 대표이사 부사장과 그룹 기조실 부사장을 겸하고 있는 필립씨는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라고 하면 「검은 돈」 「폭력조직」 「비리」 등 좋지 않은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답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카지노업은 「떳떳한」 관광사업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외화가 부족해 나라 경제가 어려운 때는 100% 외화획득업체인 카지노산업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필립씨의 주장. 현재 파라다이스그룹의 카지노업체는 워커힐 카지노(서울), 카지노 부산, 그랜드 카지노(제주)와 아프리카 케냐의 사파리파크 카지노 등 4개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70%가량. 이중 워커힐 카지노는 올들어 6월까지만 해도 1백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규모가 자본금(1백87억원)보다 많아 기업공개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사치 향락성업종 등 불건전한 서비스산업을 영위하는 법인은 기업공개를 못한다」고 정한 증권관리위원회 유가증권 인수업무규정. 기업공개를 주관하는 증권감독원 기업등록국의 입장도 카지노업은 사치 향락성업종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단은 어렵다는 쪽이다. 파라다이스그룹 박병룡(朴炳龍)이사는 『지난 6월 재정경제원과 문화체육부가 카지노업 육성을 위해 소비성 서비스업에서 제외시키기로 합의,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측은 내년 4월 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의뢰한 뒤 99년경 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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