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난 리더십 부재탓』…WP등 외국언론 지적

  • 입력 1997년 12월 12일 20시 17분


워싱턴포스트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지는 12일 정치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매일 악화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어느 대통령후보도 심각한 경제위기를 정면으로 대처할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원화 가치의 폭락과 경제난이 임박한 선거로 인한 지도력의 공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어느 대통령후보도 명확한 경제회복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의 병역문제와 관련, 미국에서 급거 귀국해 카메라 앞에서 키를 재는 기묘한 광경을 연출했으며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후보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을 주장한 것이 국민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민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를 향유해야 할 이때에 군부독재의 옛날을 동경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치 지도자들이 최소한 정직한 자세로 경제대책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신뢰성 회복에 일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의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지도 12일자 사설을 통해 한국의 경제위기는 리더십의 부재에서 빚어지고 있으며 현재 리더십은 달러보다 더 고갈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사과는 국내외 신뢰감 회복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일부 대통령후보의 IMF 재협상 등의 인기발언은 파산이 눈앞에 닥친 이 시점에서 무책임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에는 한국이 파산한다 해도 세계경제나 미국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면서 몇몇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한국을 망하게 내버려두고 한국에 대한 나머지 지원금 5백억달러를 그로 인해 피해를 볼 국가들을 위해 비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워싱턴〓정동우·홍은택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