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탄 누가「원흉」이냐…정치권,책임자문책 초강경 공세

  • 입력 1997년 12월 6일 20시 48분


주요 3당 대선후보 진영은 경제파탄의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책임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모두의 책임」을 강조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반면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 등의 이름을 적시하며 문책 및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는 등 대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한나라당은 집권 후 책임자 처리문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나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은 국정조사권발동, 청문회개최 등 강경한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6일 경제책임론의 불똥이 이후보에게 튀지 않을까 내심 크게 걱정하면서 조심스럽게 김대통령과 경제관료들의 책임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후보는 당초 경제파탄의 책임이 3김(金)씨의 정경유착에서 비롯했다는 논리로 대응했으나 별효과가 없다는 자체판단에 따라 「모두의 책임」으로 논리를 수정했다. 그러나 경제정책 관련 당국자들에 대한 검찰의 내사설이 흘러나오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김대통령과 정책을 입안한 경제관료들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측이 주장하는 국정조사권발동이나 경제청문회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대신 이후보가 집권할 경우 재정경제원을 전면수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회의는 이른바 「정축오적(丁丑五賊)」을 경제파탄의 책임자로 지목하면서 책임규명과 문책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국민회의가 지목한 「오적」은 김대통령, 이회창후보,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김인호(金仁浩)전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이경식(李經植)한은총재 등이다. 귀책(歸責)사유는 △김대통령〓무능과 무책임 △이후보〓집권당 대표로서의 태만과 책임회피 △강전부총리〓오만함과 국민기만 △김전수석〓조정능력 포기 △이총재〓허위보고와 기만 등이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6일 김대통령의 대(對)국민 TV사과 담화와 이후보의 사과광고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회의측은 이들의 처리문제에 대해 「경제청문회개최」에서 「예외없는 책임자 처벌」로 수위를 한단계 높였다. ○…국민신당도 이날 김대통령, 이회창후보, 김윤환(金潤煥)한나라당선대위의장, 강경식전부총리, 김인호전경제수석 등 5명을 「정축국치 5적」으로 지목했다. 김대통령은 무능과 무철학으로 국가부도사태를 부른 총책임자이며, 이회창후보는 국무총리 집권당대표와 총재 등을 지냈으나 국정조율을 엉터리로 했을 뿐 아니라 정적의 제거를 위해 금융질서를 완전파괴했다는 게 국민신당의 주장이다. 또 김윤환의장은 정경유착의 핵심고리로 정치인들을 오염시키고 기업들에는 과다한 정치비용을 지출케 했다는 것. 국민신당은 책임자 처리방법과 관련,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정치적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승리 21」의 권영길(權永吉)후보는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위해 강경식전경제부총리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등 초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원재·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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