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증권 『不渡』…재경원-韓銀『자금부족 지원포기』

  • 입력 1997년 12월 5일 20시 23분


증권업계 약정 순위 8위인 고려증권이 부도를 내고 업무가 정지돼 증권시장에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 고려증권은 4일 상업은행 등에 돌아온 콜자금 1천3백여억원을 막지 못한데 이어 5일에도 이를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 5일 오후 『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도 자금이 넉넉하지 못해 고려증권에 대한 자금 지원을 포기하고 이를 부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증권가에는 고려증권의 부도설이 나돌아 증권거래소는 고려증권 주식에 대한 매매거래를 오후부터 중단했다. 고려증권에 계좌를 트고 있는 3만여 고객들은 일제히 『예탁금을 돌려달라』고 요구, 이날 고려증권의 업무는 사실상 마비됐다. 고려증권이 부도를 낸 것은 증시 침체로 막대한 주식평가손을 입은데다 회사채 지급 보증을 선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거액을 떼였기 때문. 그러나 하루짜리 콜 자금을 무리하게 받아 계열사인 고려종금에 퍼부었던게 결정타였다는게 고려증권 측의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고려증권이 최종 부도를 내 투자자들의 예탁금 인출 요구가 확산되면 증권사 연쇄부도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부도가 난 고려증권 고객들의 유가증권과 예탁금은 유가증권 집중예탁제 및 증권투자자보호기금, 정부의 예탁금 전액 지급보장 등에 의해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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