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을 못하는 기업은 모두 처분하라」.
세계 초우량기업인 미국 GE의 잭 웰치회장은 취임이후 1등주의를 내세우면서 계열사를 과감하게 처분, GE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웠다.
80년대 초 벼랑끝에 몰렸던 미국 크라이슬러사도 미니밴과 지프 등 레저용차량(RV)을 집중적으로 개발한 것이 적중해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영역확장에 혈안이 돼있던 우리 기업들은 이제 더이상 이런 해외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볼 수 없는 처지다. 과감한 구조조정의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한우물을 파라〓지난 83년 법정관리후 어학실습기 개발에 주력, 회생한 서부산업의 윤만희(尹滿熙)사장은 『위기에 처한 기업일수록 한우물만 파야 한다』며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사업 다각화〓실패의 지름길」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앤더슨컨설팅 이재형(李在亨)사장은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을 전문화의 또 다른 전형으로 거론했다. 이사장은 『과거 재무구조가 취약했던 대우가 마케팅에 능한 자신들의 장점을 십분발휘,동구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아라〓사업전문화는 불요불급한 자산처분을 통해 이뤄진다. 두산그룹이 과감한 자산매각을 통해 위기국면에서 벗어난 사실은 「제값 받고 팔 수 있을 때 파는 것이 최상」이란 인식을 심어줬다.
법정관리중인 삼호물산 김민원(金敏元)사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물론 건실한 기업들도 비수익사업을 정리하고 여기서 나온 자금과 인력 등 회사의 모든 역량을 주력사업에 집중,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은 사람이다〓향영21세기리스크컨설팅 이정조(李定祚)사장은 법정관리자중 상당수가 경영능력이 없는 은행퇴직자란 점을 법정관리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사장은 『채권은행단이 퇴직 은행원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정하는 바람에 회생불능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며 『능력이 입증된 경영인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유화공업 서갑석(徐甲錫)사장은 『단기간의 효과를 노린 인원감원은 직원들의 이탈을 유발, 회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신규채용인력 동결 등을 통해 인력을 관리하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라〓앤더슨컨설팅 이사장은 『경영자는 조직을 슬림화해 기업관료주의를 없애고 고객과의 직접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보인프라 구축을 통해 각종 비용 절감은 물론 경영진이 경영전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부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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