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석재를 주로 수입해다 국내 건설업체에 공급하는 Y물산. 이 회사 10여명의 직원들은 몇주일째 달러 급등 사태로 모든 일손을 놓아버렸다.
요즘은 하루종일 한숨만 푹푹 내쉬다가 퇴근하는 게 일이다. 90∼1백일 기한의 달러어음 결제를 하는 이 회사가 지난 한달동안 입은 손해는 1억원 가량. 1년치 순이익을 훨씬 웃도는 액수다.
『추석 이후 낌새가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 하루에 20∼30원씩 뛰니 기가 막힐 정도예요』
국내 거래처와 「달러 연동 결제」를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손실이었지만 한달에 30만달러 가량 수입하는 영세업자 처지에 이는 꿈도 못 꾸는 상황. 그저 「눈뜨고 당할 수 밖에」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 거래선은 빨리 결제를 해달라고 졸라대고…. 미칠 지경이다. 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수입품 코너들도 어두운 표정들이다. 수입주방용기를 파는 D상회 김향숙(金香淑·45·여)씨는 『수입상이 공급가격을 올려 전체적으로 판매가를 10% 가량 올려 써붙였다.
가뜩이나 불황인데 달러값이 계속 오르면 장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이달말 결혼하는 조정관(趙正寬·33)씨는 신혼여행지를 미국에서 「비(非)달러권」인 유럽쪽으로 급히 바꿨다. 3백만원쯤으로 잡고 있는 여행경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계산에서다.
〈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