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불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제일제당이 국내 처음으로 협력사와 물류동맹을 맺고 「공동수송제」를 실시키로 해 관심을 끈다.
제일제당은 최근 플라스틱 포장용기 전문업체인 대경인더스트리와 「물류공동이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공동수송키로 했다.
지금까지 비협력사와의 공동수송제를 체결한 기업은 다수 있지만 대기업과 협력사간의 공동수송제는 처음이다.
제일제당이 도입한 이 제도는 기업들이 각 지역에서 운행중인 차량을 공동으로 이용, 빈차로 돌아오는 비율(공차율)을 낮춰 물류비를 절감하자는 것. 제일제당은 앞으로 회사차를 이용, 대경인더스트리의 수송까지 담당하게 된다.
예컨대 인천지역 공장에서 생산되는 설탕 식용유 생활용품 냉동식품 등을 대전 충청권 거래처 및 대리점으로 운송하는 제일제당 차량은 회차때 반드시 충북 청원군에 있는 대경인더스트리 공장에 들러 0.9ℓ, 1.8ℓ용 식용유 포장용기 등을 싣고 와 경인지역 공장에 배달하게 된다.
또 대경인더스트리에서 생산한 1.5ℓ페트병은 제일제당의 먹는 샘물 「스파클」 협력업체인 전주의 ㈜새물로 운송한다.
공동수송제가 실시되면 제일제당은 전체 수송비중 4%가량, 대경인더스트리는 10% 이상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제당은 이에 앞서 한진 한솔 동원산업과도 물류동맹을 체결했다.
제일제당은 인천지역에서 생산한 사료를 경기 안성 물류센터로 싣고가서 돌아올 때는 한솔제지 아산공장에 들러 제품을 싣고오는 식으로 한솔과 공동수송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진과는 공동으로 인천∼부산간 연안 해상수송시스템을 개발해 수송비를 대폭 낮췄다.
제일제당이 공동수송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교통체증으로 인해 물류비가 갈수록 증대, 생산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해지고 있기 때문.
이미 일본에서는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이, 산요와 히타치 등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까지 공동수송제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