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서비스가 엉망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리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그동안 지하철 이용객의 불만이 수없이 터져나왔는데도 개선될 기미는 전혀 없다. 많은 예산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민불편을 덜어주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당장 고칠 수 있는 것도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이 최근 3개월간 서울지하철 1∼4호선과 7호선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비스 실태는 한마디로 혀를 차게 한다. 애당초 설계 잘못으로 환승역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거나 역사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배차간격이 멋대로이고 안내체계가 엉망인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잘못이다.
제시간에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가장 확실한 교통수단으로 믿고 있는 지하철의 배차간격이 들쭉날쭉이고 그처럼 제멋대로 운행하는 전동차가 전체의 3분의2나 된다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또한 출구와 환승로가 구분돼 있지 않아 승객들이 우왕좌왕해야 하는가 하면 화장실 안내표지판이 없어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서비스 부재는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
그러잖아도 서울지하철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은 크다. 사흘에 한번꼴의 운행사고, 정원의 2,3배가 넘는 혼잡도, 숨쉬기도 거북한 승강장의 탁한 공기, 귀청을 때리는 소음 등으로 지하철은 「지옥철」이라는 별명을 얻은 지 오래다. 여기에다 서비스행정마저 실종했다면 시민을 위한 대중교통수단과는 거리가 멀다.
녹색교통운동이 청구한 서울지하철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시민감사 결과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지금부터라도 흐트러진 운영관리체계를 다잡고 당장 시민불편 사항들을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