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주가는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고 외환시장은 달러수요가 컸지만 당국의 적극개입으로 그런대로 안정을 지켰다.
증시에서 외국인투자한도 확대 첫날인 이날 외국인들은 SK텔레콤 포항제철 삼성전자 등 극히 일부 종목에 대해 모두 1천8백69억원 어치를 매수하고 한국전력 외환은행 주택은행 LG화학 등 7백67억원 어치를 매도, 1천1백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도확대 첫날로는 가장 적은 수준.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4.44포인트 오른 511.66을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6천4백68만주로 많은 편이었다.
외환시장에선 지난주말 외국인들의 주식매각대금이 달러로 환전되는 날이어서 오전부터 환율이 올라 달러당 9백65원선을 가볍게 넘어버렸다. 외환당국은 방어선을 9백70원선으로 후퇴, 달러를 풀어 이를 지켰다. 4일 기준환율은 3일보다 2.60원 오른 9백67.20원으로 결정됐다.》
[증시]
외국인투자한도 첫날인 3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일부 핵심우량주만 매수했을뿐 매도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부터 한도확대로 10만주 이상의 신규투자여유가 발생한 10개 종목에 대해 증권감독원이 예비주문을 받은 결과 SK텔레콤 1개종목만 71.6대 1의 경쟁률을 보였을 뿐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예전의 경우 SK텔레콤은 1백대 1을 훨씬 뛰어넘었으며 포항제철 삼성전자 등은 수십대 1을 기록했었다.
오전장 개장과 동시에 외국인들이 대형우량주를 중심으로 대거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주식시장은 약세로 출발했다.
오전 10시경 종합주가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8포인트 이상 하락하자 재정경제원이 투신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에 긴급 매수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들이 이날 주로 매수한 SK텔레콤 등 고가우량주를 매도하는 대신 저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매수주문을 내 주가하락폭이 급속히 좁혀졌고 이내 주가가 급등세로 돌아섰다.
오후 1시10분경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상승하자 이 틈을 타 외국인들이 매물을 늘리는 바람에 상승폭이 급속히 줄었고 기관투자가들은 다시 주가 떠받치기에 나섰다.
이날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도로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방어에 나서는 바람에 심한 등락양상을 보였다.
〈이희성기자〉
[환율]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의지 천명과 국내 주식시장 및 동남아 외환시장의 안정에 힘입어 국내 외환시장이 잠정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3일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한은의 1차 방어선으로 여겨지던 9백65원선은 무너졌으나 9백70원 이하에서 거래됐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기준환율과 같은 9백64.60원에 첫 거래가 시작됐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환전 수요와 기업의 월초 및 주초 달러결제 수요가 몰리자 한은은 3억달러를 풀어 환율방어에 나섰다.
오전 10시반경 한은이 갑자기 9백65원선 방어에서 한발 물러서자 시장에선 「한은이 개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날의 상승제한치인 9백86.30원에 달러화를 팔겠다는 주문이 나왔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오전 11시경 9백70원에 거래가 체결되면서 9백70원선이 뚫리자 한은이 다시 개입에 나섰으며 장이 끝날 때까지 대체로 9백68∼9백69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1차 방어선이 무너지긴 했지만 한은이 당초 예상보다는 손쉽게 환율급등을 막아낸 것으로 평가된다』며 『여기에는 주가상승과 해외시장의 호재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일본과 싱가포르의 중앙은행이 공조체제를 구축, 인도네시아 통화의 방어에 나섬에 따라 동남아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1년짜리 원―달러선물환율도 40∼50원 떨어졌다』고 전했다.외환딜러들의 환율전망은 큰 고비는 넘겼고 당분간 1천원을 넘지는 않으리라는 것과 불안 요인이 여전해 급등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