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증시 『바닥 안보인다』…회복세,하루만에 반전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환율급등과 외국인 매도공세가 주식시장을 뒤흔들면서 주가는 30일에도 「바닥 없는」 하락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증권당국이 전날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약효가 없었고 투자자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투매가 빚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개장초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한가로 치솟자 주가도 폭락하면서 출발했다. 환율과 주가가 밀고 당기면서 시장 분위기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금호그룹계열사 광주은행 등 이른바 「DJ(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 관련주」에 사채시장의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들 주식값이 상한가까지 치솟아 증권계에 화제가 됐다. ▼증시부양책 왜 약효없나〓투자자들은 정부대책이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안정을 가져와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다독거리는 효과가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부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남투자신탁증권 이계원(李啓元)투자분석부장은 『투자자들은 한은 특융과 증권시장안정기금의 부활 등 당장 주식시장에 돈을 풀어 주식을 매입해주기를 바랐다』며 『폭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식 매수세력을 등장시키는 것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외국인 매도공세〓외국인들은 이날 한전주를 3백만주이상 팔아치우는 등 거의 전업종에 걸쳐 매도물량을 내놓았다.이날 순매도 금액은 1천3백49억원으로 하루 기록으로는 사상최대. 특히 홍콩에 거점을 둔 모 외국계 증권사가 주식매도대금 8백억원정도를 달러로 환전하지 못해 송금을 하지못하고 있다는 거짓소문이 퍼지면서 외국인들은 서둘러 매물을 내놓았다. 증권업계는 이 소문이 외국에서 만들어져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이날 한국증시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팔아치우는 이상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한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융자금 잔금이 너무 많다는 점도 악재. 담보부족계좌 및 깡통계좌가 속출하면서 소형주 중심으로 매물이 폭주하고 있다. LG증권 황창중(黃昌重)과장은 『현재로서는 바닥을 알 수 없다』며 『이러다간 450선을 지키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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