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자금說]재계,『경제 망친다』불만 폭발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경제가 난기류에 빠졌다. 기업인들은 요즘 『경제가 총체적 난국인데 믿고 기댈 곳이 없다』는 불만을 공공연히 터뜨리고 있다. 신한국당이 기업비자금 폭로를 강행, 결과적으로 기업을 흔들어대고 정부 경제팀은 「발등의 불」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며 뒷짐을 지고 있는 행태가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비자금 폭로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10일 『최소한의 부작용은 감내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당이라는 존재가 우리 경제를 위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해왔기에 선거책략인 것이 뻔한 폭로전을 벌이면서 그런 무책임한 소리를 할 수 있느냐』(모그룹 H전무) 재계에선 『집권당의 현실인식 수준이 놀랍다』는 점잖지만 뼈있는 반응에서부터 『그런 정치인이야말로 기업이 부도나듯이 거덜이 나봐야 한다』는 극언까지 터져나왔다. 또 현안을 제쳐두고 지방 순회강연회를 다니는 강경식(姜慶植)부총리를 두고는 『전선에서는 포탄이 떨어지고 전사자가 속출하는데 후방을 돌며 병사 탓만 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손놓은 경제팀〓재정경제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쌍방울 부도설로 자금경색이 깊어지면서 금리가 급등,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연 12.60%까지 치솟고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도 14%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주가는 600선 붕락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하루단위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강부총리가 3개월간 재경원 금융실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추진한 금융개혁 관련 13개법률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유일한 희망인 수출도 계속되는 채산성 저하로 괴로운 상황이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재벌 기업들의 부도사태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도 강부총리는 재경원 간부까지 끌고 각종 강연회를 찾아다니며 「21세기 과제」의 홍보와 기아사태에 대한 해명에만 급급해 일상적 업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부총리는 8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전경련과 금융단 강연을 갖고 기아처리 문제에 대해 강경 발언으로 일관, 금융불안을 오히려 부채질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9일과 10일엔 아예 광주 전남북 지방강연회에 모든 일정을 돌려 놓았다. 부총리의 지방강연회에는 대기업 부도의 실무국장인 은행보험심의관이 수행했다. 정부가 경제현안을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경제불안은 정치불안과 맞물리면서 해결불가능풉셉側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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