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니-마쓰시타,DVD 표준화 『전쟁』

  • 입력 1997년 8월 25일 08시 04분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의 표준화를 둘러싸고 일대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고베(神戶)에서 열린 DVD 생산자 회의에서 소니와 필립스는 도시바 히타치 등 10개사 국제컨소시엄인 「DVD포럼」의 리더로 저장방식 단일화를 주도해온 마쓰시타에 맞서 데이터 저장방식 독자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마쓰시타는 80년대초 VCR 표준화 경쟁에서 VHS를 내세워 소니와 필립스의 베타맥스방식을 시장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던 장본인. VHS와 베타맥스의 경험을 치른 마쓰시타는 DVD 표준화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다시 「모 아니면 도」식의 경쟁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니와 필립스, 그리고 최근 포럼을 이탈한 휴렛 패커드가 모험을 마다않은 것은 엄청난 시장규모 때문이다. 일본전자산업협회가 추산한 2000년 DVD 시장은 15조원 규모. DVD플레이어 카오디오 게임기 등 약6천만대의 DVD관련 하드웨어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가전시장에 이만한 「효자」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소니의 독자기술의 핵심은 마쓰시타의 「양쪽 면 활용」에 맞서 「한쪽 면에만 이중으로」 데이터를 저장하자는 것. 현재의 CD 역시 한 면에만 자료가 입력돼 있다는 점에서 소니사의 DVD규격을 채택하면 △기존제품과 호환성도 높이고 △개발이 용이하며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이점을 내세운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할리우드영화사와 DVD플레이어를 장착할 컴퓨터업계가 열쇠를 쥔 이번 맞대결의 승부는 본격적인 DVD대중화가 실현될 4,5년 후에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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