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日(김정일)과 측근들이 지난 3년간 펴온 대외정책의 일차적 목표는 체제안전을 보장받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를 위해 北―美(북―미)관계 개선에 전력투구하면서 적대적인 남한과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을 고집해 왔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식량외교」가 북한외교의 또다른 중심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권력을 공식승계한 이후 외교 및 대남정책에서 상당한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김정일은 「남북관계 4대현안」중 4자회담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 갈 것으로 보인다.
4자회담은 현재 상당한 진전을 본 상태다. 내달 5일에는 예비회담이 열린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과 국제적 식량지원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도 회담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김정일은 다른 현안인 △대북(對北)경수로사업 △식량지원 △남북경협 등에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김정일이 자신의 공식 권력승계를 즈음해 한국의 차기정권과 남북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대미정책과 관련, 김정일은 관계개선과 수교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미간에는 미사일협상과 미군유해 송환협상이 진행중이며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도 머지 않은 장래에 이뤄질 전망이다.
김정일은 또한 전후배상금 문제가 걸려있는 北―日(북―일)수교회담의 재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매년 수만∼수십만t의 식량을 지원해 주고 있는 중국과는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러시아와는 새 기본조약 체결을 통해 과거의 군사동맹 관계로부터 통상의 국가관계로 공식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