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잘 돼야 제품이 산다」. 상품광고와 병행해 기업 이미지광고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LG그룹 광고는 친숙한 기업이미지를 일관되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춘 경우. 광고는 「사랑해요 LG」라는 극히 단순한 메시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한다. 소비자들에게 LG에 대한 친근감을 심어주면서 자사 제품에 대한 「사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려는 의도.
화장지 회사인 유한킴벌리는 제품의 속성에 쏙 맞는 기업이미지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 14년간 꾸준히 공익적 성격의 환경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전개, 「깨끗하다」는 기업이미지를 쌓았다.
국내 유아복의 선두주자인 아가방의 올해 광고 슬로건은 「일등정신 세계품질」. 여기에는 최근 수입브랜드의 범람 속에서 꾸준히 일등자리를 지켜가겠다는 아가방의 전략이 함축돼 있다.
업종다각화 등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의 광고를 보면 이들 기업의 미래 청사진과 경영전략이 읽힌다.
최근 삼성으로부터 분리한 제일제당은 종합그룹으로 발돋움하려는 발전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무한꿈터」라는 카피에는 단순한 식품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대규모 종합그룹으로 나아가려는 의욕이 엿보인다.
빙그레가 지난달 창립 30주년을 맞아 채택한 광고는 「아! 행복해. 그래 빙그레」라는 간명한 내용. 「그래」와 「빙그레」의 자연스런 연결도 돋보이지만 기존의 「주고싶은 마음 먹고싶은 마음」이 「빙그레〓아이스크림회사」만을 연상시킨다는 자체분석에서 나온 새 슬로건.
최근에는 사회상황에 빗대 「견실한 기업」임을 주장하는 광고가 많아졌다. 특히 한보대출 비리로 신용이 떨어진 은행 쪽에서 두드러진 경향.
「든든한 은행을 만나야 방법이 있습니다」(하나은행).
「은행도 속보고 고르세요」(국민은행).
〈이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