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주가 『탈출구 안개속』…경기 총체적 불황

  • 입력 1997년 3월 15일 19시 56분


[정경준기자] 주가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 640선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15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641.83으로 지난 1월9일(639.87)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뚜렷한 악재(惡材)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증시가 이처럼 맥을 못추자 증권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시침체 요인〓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근본원인. 올들어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이고 우리 경제가 산업구조재편 과정을 맞아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때문에 증시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개인투자자 기관투자가 외국인 등 투자주체가 증시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 지난 92년이후 「증시에서 떼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이 깨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증시에서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외국인들도 환율불안에 따른 환차손의 우려 등으로 자금을 빼내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3조원을 넘어섰던 고객예탁금이 최근 2조8천5백억원대로 줄어드는 등 증시자금 여건이 나빠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침체 영향〓주가는 경기를 사후적으로 반영하는 수도 있지만 침체가 지속되면 거꾸로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증시에서 빠져나간 돈이 부동산투기 자금 등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동서증권 宋泰昇(송태승)투자분석부장은 『지난 80년대말 주가가 급등한 이후 침체국면에 접어들자 증시자금이 부동산투기로 이어져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던 것이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증시 전망〓증권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12월 결산법인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반적인 「도미노현상」이 나타나는 「역(逆)실적장세」에 접어들었다는 것. 이른바 「주총쇼크」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4월이후에도 안정세를 보일 것같지 않다는 분석도 비관론의 근거다. 4월부터는 증권사의 신규 회사채지급보증업무가 허용되지 않고 5월에는 제2금융권의 콜 차입한도가 축소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수를 자제하고 경기가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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