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建내각 출범／３·５개각의미］경제정책 「팀워크살리기」

[이동관기자] 5일 단행된 개각은 한보사태에 대한 문책과 함께 경제회복을 위해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경제팀을 구성, 민심수습과 국정의 활력을 회복하겠다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의지가 짙게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그러나 「3.5개각」내용에는 이같은 총론적 의미외에 몇가지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이 드러나 있다. 우선 이번 인사에서 안보외교팀을 전원 유임시킴으로써 「안보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한보사태와 관련, 물의를 빚은 차남 賢哲(현철)씨의 「흔적」도 가능한 한 지워버리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安又萬(안우만)법무장관과 안기부 제1차장 재직 때부터 현철씨의 비선조직설이 나돈 吳正昭(오정소)보훈처장을 재임 2개월만에 퇴진시킨 대목 등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한보관련 부서 책임자를 전원 경질한 것도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뚜렷한 의지표현이다. 그러나 이번 개각의 성격은 뭐니뭐니해도 「경제팀 강화」에 맞춰져 있다. 경제팀의 총수로 발탁된 姜慶植(강경식)신임경제부총리, 林昌烈(임창렬)통산장관, 李桓均(이환균)건교부장관 등은 모두 실무능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들이다. 이들 새 경제팀은 새로 기용된 金仁浩(김인호)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함께 전원이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관계여서 마찰없이 호흡을 맞추어 나갈 수 있는 「화합형 실무진」이라는 기대를 낳을만하다. 이같은 경제팀 구성은 지금까지 청와대와 정부간의 마찰로 경제정책이 삐걱거렸던 전례를 감안, 단합된 팀워크를 염두에 두고 인선을 한 결과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번 개각에서 또한가지 눈길을 끈 대목은 김대통령이 高建(고건)신임총리와 사전에 인선협의를 거쳤으며 일부 각료의 경우는 고총리의 천거를 받아 들였다는 점이다. 이는 국정전반에 걸쳐 고총리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 주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표현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고총리는 경제팀의 정책운용을 상당부분 강경제부총리에게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와 정부간은 물론 정부부처내에서도 업무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그동안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스타일중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완충지대 부재」 현상을 보완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여 기대를 불러일으킬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