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金경제수석 정책 전망]시장논리 중시…개혁 성향

  • 입력 1997년 2월 28일 20시 24분


[김회평 기자] 金仁浩(김인호) 신임경제수석은 趙淳(조순)부총리 시절 차관보를 지내면서 안정화 정책을 주도했다. 조부총리가 물러난 후 李承潤(이승윤)씨가 들어와 경기부양책 마련을 지시하자 소신을 바꿀 수 없다며 『차관보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는 일은 과천 관가에서는 유명하다. 김수석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림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평소 스타일로 볼 때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의 경제해법은 임기응변식 보다는 시장논리를 강조하는 원칙론적 접근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석은 소비자보호원장이나 공정거래위원장 시절에도 경제정책에 관한 한 뚜렷한 소신을 표명해 왔다. 그의 평소 지론은 두가지다. 먼저 경쟁에 입각한 시장경제원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현직에 있으면서도 『이 정도의 규제완화로는 안된다』 『금융개혁수준이 미흡하다』는 등의 얘기를 서슴지 않아 재정경제원 등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경제부처 관계자들은 김수석이 기존의 경쟁력 강화시책을 유지해 나가면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쪽으로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풀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 재계에서 나올 법한 경기부양책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또 「후생경제학」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상품은 소비자가 심판하고 선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자질구레한 지원보다는 기업들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얘기. 기업들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다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는 『현재 경제위기의 근본은 재벌쪽에 있다』며 반(反)재벌입장을 누차 밝힌 터다. 그는 개혁적 성향이 강하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점에서는 전임 李錫采(이석채)수석과 닮은 점이 있다. 경제기획원에서 두사람과 함께 일했던 재경원 관계자는 『둘다 개혁적이지만 김수석이 조금 우측에 있다』면서 『김수석은 튀는 말은 덜하는 대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경제부총리가 바뀔 경우 새경제팀이 정책조율에 들어가겠지만 「고객위주의 정부경영」이라는 그의 지론이 상당부분 정책에 반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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