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 중간발표/금융가-관가 표정]

  • 입력 1997년 2월 19일 20시 17분


[김회평·허승호·천광암기자] 금융계는 19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예상보다 별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보철강 관련은행들의 일부 부서는 검찰수사발표가 시작되자 일손을 놓은채 TV를 지켜본 뒤 『이제 만신창이가 된 은행이미지의 회복에 나서야 할 때』라며 무거운 표정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李喆洙(이철수)전은행장의 뇌물액수가 7억으로 늘어난 것으로 밝혀지자 『고개를 못들겠다』면서 『정치인도 아닌 은행장이 어디에 쓰려고 그런 거액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숨.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金時衡(김시형)총재와 張明善(장명선)행장에 대한 의혹이 검찰발표를 계기로 완전히 해소됐다며 홀가분한 분위기. 김 총재와 장 행장은 검찰조사를 받고 풀려나기는했지만 그동안 금융계안팎에서 계속 의혹의 눈총을 받아왔다. 조흥은행은 이날 1백주년 기념일을 맞아 조촐한 기념식만 치르고 대부분의 기념행사들은 새 행장 선임이후로 연기.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발표내용은 그동안 밝혀졌던 사실을 종합정리한 수준』이라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촌평. 또 이 관계자는 『검찰이 지난번 전현직 은행장 3명을 소환 조사한 뒤 풀어줬을 때 이미 금융계에 대한 사법처리는 마무리 됐다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보관련 은행들은 이날 검찰의 발표보다는 20일로 예정된 은행감독원의 특별검사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감원의 검사결과는 은행장과 임원 인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않을 수 없다』면서 『하지만 은감원의 보안이 철저해 검사결과의 내용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경제원은 검찰 수사결과 관련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연한 귀결』이라며 다행이라는 반응. 특히 참고인 조사대상으로 거론됐던 洪在馨(홍재형)전부총리도 조사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데 대해 『이번 사건에서 재경원의 역할이 없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밝은 표정. 韓昇洙(한승수)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20일 한보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인데 재경원 관계자들은 그동안 정부책임론에 침묵하다 수사발표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해명성」 입장발표를 한다는 일부 지적에 크게 신경을 쓰는 눈치. ○…통상산업부는 부내에서 한보와 관련한 구속자가 한사람도 없이 사건이 마무리된 데 대해 일단 안도. 통산부 관계자는 『한때 코렉스공법 등과 관련해 오해를 받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다』며 『이 문제가 앞으로 국회 대통령선거 등 정치과정에서 두고두고 논란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그는 하루빨리 한보 당진제철소가 준공되고 정상가동이 돼야 코렉스공법 등과 관련한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 다른 한 관계자는 『통산부가 산업주무부처로서 개별기업의 사업을 도와주는 것이 기본업무에 속하는데 한보사건을 계기로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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