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은행가 표정]「행장소환」다음은 누구? 촉각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백승훈·천광암기자] 현직행장들의 검찰소환이 시작된 4일 은행가는 사법처리에 이어 다음 소환대상이 누가 될 것인지에 신경을 곤두세운채 잔뜩 긴장. ○…제일은행 申光湜(신광식)행장은 4일 오전8시반부터 본점에서 정기 이사회를 주재하던중 검찰의 연락을 받고 9시반경 황급히 은행을 출발. 제일은행 임직원들은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이 李喆洙(이철수)전행장 때 주로 이뤄졌고 특히 작년말에는 신행장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관계가 좋지않아 커미션을 받았을리 없다고 자신해왔으나 신행장이 이날 소환되자 침통한 분위기. 신행장이 사법처리되면 朴基鎭(박기진)전행장과 이전행장에 이어 3대가 연속 불명예 퇴진하는 것이 돼 망연자실한 표정들. 제일은행의 한 임원은 『한보부도가 난 뒤 신행장이 스스로 「커미션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신행장이 커미션 수수때문에 검찰의 조사를 받게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기도. ○…조흥은행 우찬목행장도 이날 오전8시반부터 정기이사회를 주재하던중 『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나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빠져나와 검찰청사에 출두. 우행장 측근은 『소환되기 며칠전 우행장이 「돈을 받지 않았으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며 소환사실에 놀라는 모습. 직원들은 그러면서도 『평소 업무처리 스타일로 볼 때 깨끗하고 꼼꼼한 우행장이 한보대출에 가장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정총회장의 미움을 받아 첫 소환대상자로 지목된 것 아니냐』고 추측. 특히 조흥은행은 오는 19일 창립1백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각종 행사가 예정돼있는데 사법처리로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며 침울한 분위기. ○…산업은행 임직원들은 金時衡(김시형)총재가 아닌 李炯九(이형구)전총재가 검찰에 소환된데 대해 일단 안도하는 모습. 김총재는 오전9시 매주 화요일이면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사회를 주재한데 이어 오후에도 예정대로 부서장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으나 언제 소환될지 몰라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 외환은행은 張明善(장명선)행장이 1차 소환대상에서 빠지자 안도하면서도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긴장을 풀지 않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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