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시험도 컴퓨터통신으로 치르는 시대가 왔다.
기업의 채용담당자와 응시자가 서로 컴퓨터화면에 나타나는 상대방의 상반신 모습을 보면서 면접을 하는 방법이 올해 미국 업계의 대졸 신입사원 모집에 처음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메릴랜드에서부터 루이지애나에 이르는 미국내 6개주의 20개 주요기업들은 지난주 실시한 대졸 신입사원 면접에서 1만2천명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컴퓨터화상 면접시험을 실시했다. 19개대학의 취업지원센터와 연결된 화상통신망을 통해 기업의 면접관은 응시자를 순서대로 컴퓨터화면에 등장시켜 5분여씩 대화를 나눴다. 응시자가 화면에 나오면 컴퓨터통신으로 미리 보내진 응시자의 이력서가 자동으로 화면 오른쪽에 나타나 면접관들은 이 자료를 보면서 대화를 나누도록 되어 있다.
컴퓨터통신 면접방식은 이번 시험실시결과여러가지 이점이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우선 취업지망자들이 해당회사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응시자가 시간과 경비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것. 미국처럼 넓은 나라에서는 그 효과가 절대적일 수도 있다. 회사입장에서도 과거 거리가 멀어 응시를 포기하던 다른 주의 우수학생들을 이번에 대량 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T&T 등 이 시스템을 도입했던 기업들은 한결같이 내년에도 이 방식을 통해 사원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채택된 컴퓨터화상 면접방식을 개발한 컴퓨터기술회사 「뷰넷」은 이 시스템이 대성공을 거두자 1주일 사이에 주가가 40% 이상 뛰어올랐다. 이번에는 대서양지역과 남동부에 한해서 실시됐지만 미국내 유수기업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내년봄에는 이 시스템이 미국전역에 확대보급될 전망이다. 또 이번 면접때는 대학취업센터에 설치된 컴퓨터가 이용됐지만 뷰넷은 앞으로 필요할 경우 응시자가 집에 있는 컴퓨터에 간단히 카메라만 장착한 후 면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개발중이다. 비록 국토는 좁지만 취업전이 치열한
우리나라에서도 이 시스템은 응시자와 회사 모두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