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증권전산망, 증시침체 반영 거래 『바닥』

  • 입력 1996년 11월 25일 20시 17분


「李熙城기자」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이 92년이후 4년5개월간 준비해온 신증권전산망이 25일 가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사용해왔던 전산망이 하루 6천만주를 거래할 수 있었던 데 비해 신전산망은 하루 최고 1억5천만주를 거래할 수 있는 등 처리용량이 크게 증대됐다. ○…이날 오전 9시반 朴淸夫(박청부)증권감독원장과 洪寅基(홍인기)증권거래소이사장 등이 전산망 가동버튼을 누르자 거래소2층 시장실의 전광판에 거래가격 등이 표시되며 첫날 거래를 개시. 그러나 거래가 평상시의 2배정도 빠른 속도로 진행된지 30초 쯤 지나서 종합주가지수가 3.04포인트 하락한 728.40을 기록하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 ○…이날 오전장동안 거래된 주식수는 평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5백97만주. 이처럼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신증권전산망 가동과 함께 가격제한폭이 6%에서 8%로 확대된 데 따라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매매주문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 오후장 들어서 거래량이 다소 늘어났으나 그래도 총거래량은 1천5백42만주에 불과. 이는 올들어 세번째로 적은 거래량. ○…매매가격을 제시하지 않은채 수량만 적어내면 그 시간대에서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매매가 자동 체결되는 시장가주문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 ○…증권가에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쏟아져 들어오던 증권사의 축하주문이 이날은 한 건도 없어 최근 증권불황의 심각성을 반영. ○…가격제한폭이 8%로 확대되고 전산망 가동 첫날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증권사객장에 모여 있던 일반투자자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신용융자금(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얻어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조만간 「깡통계좌」가 속출할 것이라며 곤혹스러워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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