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목회자’ 박승렬 NCCK 총무
군사정권 시절 왜곡된 이미지
개신교 연합 운동에 걸림돌 작용
부활절땐 보수-진보 함께 예배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진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박승렬 NCCK 총무(목사·사진)는 “NCCK가 너무 진보적이라는 이미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박 총무는 한국교회인권센터 소장과 이사장, 세월호 참사 이후 발족한 4·16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 인사. 교회 안팎에서 다양한 인권·평화 운동을 펼쳐 ‘인권 목회자’로도 불린다.
―NCCK는 진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보수 개신교 연합 기구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인식이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덧씌워진 왜곡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NCCK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핵심은 정치적 자유 보장과 탄압 반대,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권리 보장,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인정 등 모두 헌법이 규정한 기본 가치입니다. 헌법에 나온 내용을 보장하라는 게 어찌 진보이겠습니까. 그런 주장이 불편했던 권력이 좌파, 진보라고 낙인찍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죠.”
―‘진보’란 이미지가 개신교 내 연합 운동에 방해되는 면이 있다고요.
“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다양한 교단과 입장이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다양성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 간의 연대가 중요한데, 방해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죠. 진보라고 하면 과도한 거부감을 갖는 분도 있고, 반면 더 강한 진보적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셨더군요.
“부활절이 이념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랜 시간 연합단체 간의 불신이 있다 보니 보수·진보가 함께하다가도 또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서로 접합점을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있어 연합단체 중심이 아니라 각 교단이 모여서 준비했고, 그러다 보니 진보·보수와 관계없이 대부분 교단이 참여하는 연합예배가 된 거죠.”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역대 최저(19%)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열한 교회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갈등이 좋지 않게 보인 것 같습니다. 교회 내 민주주의가 사회보다도 자리 잡지 못한 탓도 있지요. 최근 극우적 목사들의 과도한 발언과 정치성 집회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고요. 정치성 집회에서 하나님을 모독하고 폭력을 선동했는데, 이런 모습이 국민 눈에 한국교회도 비슷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면이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NCCK, 한교총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교단별로 운영되는 개신교 특성상 다른 교단이나 연합 기구가 어떻게 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보니…. 보고 있는 저희도 참담하지요. 오죽하면 기성 교단, 교회가 일종의 ‘교단, 교회 품질인증제’ 같은 걸 하면 어떻겠냐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그래도 지금은 문제를 일으키는 교회와 교회 지도자는 연합 행사나 집회에 아예 부르지 않는 공감대가 상식을 가진 한국교회와 연합 기구 내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흡하지만 그래도 자정해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지요. 다들 고민인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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