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넘보는 ‘범죄도시4’… ‘스크린 독점’ 핫이슈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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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만 관객… 15일 1000만 돌파할듯
85% 넘는 좌석점유율에 독식 논란
일부 ‘스크린 상-하한제 도입’ 거론

영화 ‘범죄도시4’에서 조선족 출신 조폭 장이수(박지환·왼쪽)와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범죄도시4’에서 조선족 출신 조폭 장이수(박지환·왼쪽)와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4’가 15일경 1000만 관객 고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침체된 한국 영화계로 관객몰이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스크린 독점’으로 만들어진 1000만 영화”라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12일까지 관객 973만 명을 넘었다. 최근의 관람 추세라면 부처님오신날인 15일에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이미 13일에는 이 시리즈(범죄도시 1∼4편)의 전체 누적 관객이 40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 영화계에 적지 않은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범죄도시4’가 2, 3편에 이어 세 번째로 1000만 고지에 오른 것은 그만큼 마동석이 펼치는 스크린 속의 ‘범죄도시 세계관’이 탄탄히 구축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 1편부터 직접 기획해 왔다. 그는 처음 기획 때부터 할리우드 ‘분노의 질주’ 시리즈처럼 사랑받는 프랜차이즈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마동석표 액션물이 프랜차이즈처럼 ‘믿고 보는 상품’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범죄도시4’의 천만 흥행의 배경을 두고 스크린 독식 문제가 영화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범죄도시4’의 개봉 첫 주 좌석점유율(전체 상영관 좌석 중 해당 영화에 배정된 좌석의 비중)이 85%를 웃돌았기 때문.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가도 범죄도시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서 개봉 2주도 되기 전에 이미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1000만 영화였던 ‘파묘’가 개봉 첫 주 좌석점유율 50%대,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이 6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범죄도시4’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영화들이 개봉을 피했다는 걸 감안해도 지나친 점유율”이라고 했다.

이런 까닭에 일부 영화단체를 중심으로 스크린 상·하한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 영화에도 스크린을 보장해 영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관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범죄도시4’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관객들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형사 마석도가 악당을 때려눕히는 줄거리가 반복되면서 관객 피로도가 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범죄도시1’의 네이버 관람객 평점이 9.28, 2편이 8.98이었던 것에 비해 3편은 7.67, 4편은 7.6까지 떨어진 상태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8편까지 찍고, 직접 주인공을 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크린 독식 논란뿐만 아니라 기존의 충성 관객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새로운 볼거리로 변화를 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주먹 하나로 시원하게 날려 버린다는 데에서 대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콘텐츠”라며 “향후 시리즈에서 힘 조절을 잘하면서 재미와 액션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춘다면 완전히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범죄도시4#스크린 독점#1000만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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