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 명화’ 생생한 거장 손길에 36만명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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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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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거장의 시선’ 특별전
입장 제한에도 관객수 역대 3위
깊은 감동에 다시 찾고 오래 관람
“서양 미술사의 교과서 보는 듯”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9일 막을 내린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를 찾은 관객들이 안토니 반 
다이크의 ‘존 스튜어트와 버나드 스튜어트 형제’(1638년경·가운데)를 비롯한 17, 18세기 회화를 감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차별 인원 제한에도 불구하고 36만1866명이 찾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중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다.
 동아일보DB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9일 막을 내린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를 찾은 관객들이 안토니 반 다이크의 ‘존 스튜어트와 버나드 스튜어트 형제’(1638년경·가운데)를 비롯한 17, 18세기 회화를 감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차별 인원 제한에도 불구하고 36만1866명이 찾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중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다. 동아일보DB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소장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었던 국립중앙박물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전이 누적 관람객 36만1866명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9일 막을 내린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중 세 번째로 많은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책에서만 보던 명화를 실제로 보는 기회’, ‘서양 미술사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는 호평을 받은 전시는 이제 홍콩 고궁박물관으로 이동해 11월 22일부터 순회전을 이어간다.

● 회차별 입장 제한에도 역대 3위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는 6월 2일 개막해 10월 9일까지 129일간 이어졌다. 하루 평균 2800명이 방문했다. 당초 이번 전시는 2016년 ‘이집트 보물전―이집트 미라 한국에 오다’전(34만3547명) 이후 최다 관객을 기록해 역대 4위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결과는 ‘이집트 보물전…’을 뛰어넘어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중 세 번째로 많은 관객이 찾은 전시가 됐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관객이 찾은 특별전은 2009년 열린 ‘이집트 문명전―파라오와 미라’(44만8208명)전이다. 그다음으로는 2014년 ‘오르세미술관전: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인상주의, 그 빛을 넘어’전(37만3831 명)이 2위에 올랐다.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회차별 입장 가능한 관람객 수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열린 것을 감안하면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30분 회차당 관람객 수를 최대 200명으로 제한했다.

최근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신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나 미디어 아트 전시가 많아지고 있지만, 걸작을 원화로 감상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여기에 카라바조, 모네, 렘브란트 등 국내에 오기 어려운 주요 거장의 작품은 전시가 끝나면 다시 보기 어렵다는 점도 관객을 모은 요인으로 보인다.

● N차·장시간 관람객 많아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기획한 선유이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찾은 관객의 특징으로 N차 관람 및 장시간 관람객이 많았다는 점을 꼽았다. 선 학예연구사는 “관객 데이터를 추가 분석해 봐야 하지만, 개별 관객 후기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작품 수가 52점으로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3시간 넘게 관람했으니 관람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거나 ‘여러 번 반복해 관람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친절한 작품 해설과 관람에 도움을 주는 영상 해설도 호평을 받았다. 통상 전시에서 일부 작품에만 해설이 있고 나머지 작품에는 작품 제목과 연도 등 간단한 정보만 표기하는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모든 작품에 해설을 표기했다.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그림을 그려야 했던 귀도 레니의 사연, 폴 세잔과 에밀 졸라의 우정이 담긴 그림 등 뒷이야기를 담은 ‘추가 설명 카드’까지 덧붙여져 자세한 감상을 원하는 관객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작은 내셔널갤러리를 보여주겠다’는 콘셉트에 따라 서양미술사에 충실한 전시 흐름의 교육적 효과도 컸다. 선 학예연구사는 “유럽 거장의 명화를 통해 중세 이후 500여 년간 그림이 권력자를 위한 수단에서 모두가 즐기는 예술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관람객이 공감하고 찾아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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