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웹툰을 노래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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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정년이’ 17일 첫 무대
웹툰 137화 분량이 소리 50곡으로

주인공 정년이 역의 소리꾼 이소연(왼쪽)과 조유아. 국립창극단 제공
주인공 정년이 역의 소리꾼 이소연(왼쪽)과 조유아. 국립창극단 제공
1956년 전남 목포. 소리에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넉넉잖은 16세 소녀 윤정년은 우연히 여성 소리꾼들로 구성된 매란국극단의 공연을 본다. 감탄한 정년은 그 길로 국극단을 따라 서울로 향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신의 실력에 이내 좌절하지만 동료들과 경쟁하고 또 힘을 모으며 자기 안의 소리를 발견해 나간다.

국립창극단이 17∼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창극 ‘정년이’ 줄거리다. 2019년부터 3년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여성 국악인들의 연대와 성장을 그린다. 드라마 제작도 확정돼 배우 김태리가 윤정년 역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웹툰 137화 분량의 서사는 소리 50여 곡으로 재탄생됐다.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와 ‘억척가’로 만났던 남인우 연출가와 이자람 음악감독이 호흡을 맞췄다.

창극 ‘정년이’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판소리와 신민요 등 다채로운 음악이 매력이다. 웹툰 특유의 유머러스함도 놓치지 않는다. 이 음악감독은 “판소리의 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 캐릭터가 ‘만화적 군상’으로서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음악을 썼다”고 했다.

극 중 극으로 나오는 ‘자명고’ 등 일부 판소리는 현대적 관점으로 각색됐다. 기존 ‘자명고’에서 낙랑공주는 호동왕자와의 사랑을 위해 조국을 배신하고 북을 찢는다. 하지만 ‘정년이’ 속 낙랑공주는 북을 지키고 호동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택한다.

윤정년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 소리꾼 이소연과 목포에서 고교 시절을 보낸 조유아가 맡는다. 이소연은 “오디션 대본 첫 대사를 읽을 때 눈물이 났다”며 “정년이처럼 창극 배우를 꿈꾸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2만∼5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창극#웹툰을 노래하다#정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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