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혼자는 불행? 라이프스타일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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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사회가 온다/아라카와 가즈히사 나카노 노부코 지음·유태선 옮김/356쪽·1만8000원·북바이북

47%. 2040년의 일본 독신 인구 예측 비율이다. 인구의 절반이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온다는 의미다. 2040년에는 일본의 고령자 인구가 3900만 명, 독신 인구가 4600만 명으로 예측된다고 하니 사실상 일본은 고령 국가가 아니라 독신 국가가 되는 셈이다.

독신 국가로의 이행은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혼인율은 계속 감소해 왔다. 책은 독신 연구자와 뇌 과학자의 대담을 통해 솔로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앞으로 다가올 솔로 시대의 생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솔로 사회가 머지않았음을 실제 수치를 통해 보여준다. 2018년 일본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두 저자가 분석한 결과 일본에서 혼자 국내 여행을 가본 남자는 78.5%, 여자는 72.4%에 달했다. 수족관이나 동물원 등 가족 단위로 가는 곳이라고 여겨지는 공간도 혼자 간 비율이 40%에 육박했다. 35세 이상 독신 남성의 식비 지출은 4인 가족 식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저자들은 “2030년에는 솔로 소비가 가족 소비 지출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솔로들의 가치관을 분석한 내용도 흥미롭다. 저자들은 솔로 여성이 솔로 남성에 비해 사랑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한다.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솔로 남성은 사랑(49.2%)이 돈(21%)보다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솔로 여성은 돈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높았다. 솔로가 기혼자보다 더 불행하다는 수치는 조금 씁쓸하다. 20∼50대 남녀 미혼과 기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불행하다’고 답한 솔로가 기혼자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더 많았다.

‘고독’이 반드시 불행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배제에 의한 고독’이 아닌 ‘선택적 고독’, 즉 혼자만의 시간이 편한 사람들까지도 전부 외롭다고 단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는다.

일본에선 칸막이가 세워진 라멘집이 인기다.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는 스트레스를 피해 혼밥을 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면 뇌가 엄청난 에너지를 쓰지만 혼자 있으면 자신에게 집중하고, 그 과정에서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는 저자들의 말은 선택적 고독을 택한 이들을 대변해준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라이프 스타일#솔로#사회#독신#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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