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통포럼 2022’ 靑개방 평가
“협력 프로젝트 되레 위상 높일수도
향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
25일 ‘제13회 문화소통포럼 2022’에 참석한 프랑스 건축가 다비드피에르 잘리콩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화상으로 프랑스의 건축 역사가 장루이 코헨(화면에서 오른쪽)과 토론하고 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제공
“청와대에서 패션 화보를 촬영하는 건 그 자체가 문제 될 건 없어 보입니다. 여러 방식으로 문화를 소화하는 협력 프로젝트는 오히려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다비드피에르 잘리콩 한불상공회의소 회장)
올해 처음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에 대해 건축계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학자들은 “의미가 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프랑스 건축가인 잘리콩 회장은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13회 문화소통포럼 2022’에서 “(활용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패션 화보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상업적 이득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역시 청와대 활용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되면 다른 예술가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작품을 보러 가는 소극적인 장소가 된다”며 “예를 들어 보안이 허락한다면 청와대에 공유오피스를 만들 수도 있다. 미래의 콘텐츠가 생산되는 공간이 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프랑스 문명평론가 기 소르망도 온라인 기조연설에서 “아주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평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워싱턴 등 대부분 도심에 집무실이 있다”며 “집무실 이전은 건축사에서 중요한 의미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지어질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유 교수는 “가능하면 낮고 가로로 긴 건물로 지어지면 좋겠다. 시민들과 더 많은 접점을 가질 수 있다”며 “위압적 권력을 상징하는 고층 건물보다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수평 공간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현대 건축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있었다. 프랑스 건축 역사가인 장루이 코헨은 “한국의 아파트는 반복적이고 획일화된 공간”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코헨은 ‘아파트의 창시자’로 불리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1887∼1965) 전문가로 꼽힌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기 소르망이 “청와대가 중국의 궁궐을 모방했다”고 말해 다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은 “한국 건축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아시아 건축이 중국에서 비롯됐다고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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