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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문화

“잔인할 만큼 아름다워”…독이 든 분홍빛 잔 ‘블랙핑크’

입력 2022-08-19 11:43업데이트 2022-08-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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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블랙핑크’에겐 경계가 없다. 검정에 가까운 카리스마를 발산하는가 싶다가도, 다시보면 분홍을 닮은 서정성을 머금는 이런 팀은 없다. 이 다부진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블랙핑크(BLACKPINK)의 본질은 ‘본 투 비(Born to Be)’ 블랙핑크죠.”

선문답 같지만 여기에 진심의 직접성이 느껴지게 하는 게 그룹 ‘블랙핑크(BLACKPINK)’ 제니의 위력. 제니는 19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간담회에서 “블랙핑크의 정체성은 ‘반전’”이라고 순한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블랙핑크가 내달 16일 발매하는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 선공개곡으로,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에 발매하는 싱글 ‘핑크 베놈(Pink Venom)’이 그 정체성을 가장 잘 담고 있다. 그래서 내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인 ‘본 핑크’의 신호탄으로 낙점됐다.

블랙핑크 메인 프로듀서인 테디를 중심으로 대니 정·24·알티·이도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들이 대거 뭉친 힙합 장르인 ‘핑크 베놈’의 곡 구성도 반전이 넘친다.

강렬한 비트와 우리나라 전통 악기 사운드가 인트로부터 치고 나온다. 힘 있게 전개되는 날렵한 랩과 유혹적인 보컬이 포인트다. 뒤이어 등장하는 미니멀한 비트의 드롭 파트에서 YG 특유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따라온다.

YG 역대 최고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예고한 ‘핑크 베놈’ 뮤직비디오 또한 마찬가지다. 세련된 의상에 거문고와 해시계 등 한국의 미(美)가 녹아들고, ‘핑크’와 ‘베놈’이라는 어두우면서도 아름다운 대조적 심상이 어우러진다.

사실 ‘핑크 베놈’이라는 제목 자체도 이질적이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분홍과 독(Venom)의 조합이라니.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을 빌려오자면, 독이 든 분홍잔 같은 느낌. 제니는 “사랑스러운, 즉 예쁜 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로제 역시 “‘잔인할 만큼 아름다워’라는 가사가 있어요. 상반되는 이미지의 두 단어인데 이처럼 블랙핑크의 상반된 두 가지 매력을 마음껏 담아낸 곡”이라고 거들었다.

안무 역시 사랑스러운 독을 예고했다. 화려한 외모를 지닌 지수·제니·로제·리사가 손가락으로 송곳니를 만드는 자체가 그렇다. 이처럼 ‘핑크 베놈’의 직관적인 표현은 없을 것이다.

블랙핑크는 명실상부 현재 K팝 간판 걸그룹이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K팝 걸그룹 최고 순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정규 1집 ‘디 앨범’ 수록곡이자 미국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가 함께 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차지한 13위다. ‘핑크 베놈’으로 한국 여성 가수 처음으로 ‘핫100’ 톱10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디 앨범’으로 갖고 있는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K팝 걸그룹 최고 순위 2위 역시 깰 것으로 예상된다. 선주문량이 300만장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본 핑크’는 ‘빌보드 200’ 정상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블랙핑크 멤버들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로제는 “기록을 깬다기 보다 어느 때보다 저희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팬들이 노래를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바랐다. 화려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면 그건 보너스 같은 것. 아울러 로제는 “팬분들이 그만큼 좋아해 주신다는 의미”라며 긍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거창하고 특별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블링크(블랙핑크 팬덤)와 행복하게 같이 오래오래 즐겼으면 좋겠다”(지수)는 것이 블랙핑크의 진심이다.

블랙핑크는 오는 28일(현지시간)엔 미국 4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에서 스페셜 무대를 꾸민다. 앞서 블랙핑크와 함께 K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이 무대에 오르는 K팝 걸그룹은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리사는 “설레요. 저희 모두에게 새로운 무대인 만큼 긴장도 되지만, 기대가 더 크죠. 해왔던 대로 좋은 무대 잘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블랙핑크의 4인 완전체 컴백은 1년10개월 만이다. 그 사이 로제와 리사가 솔로 활동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빌보드 ‘핫100’에서 로제의 ‘온 더 그라운드’가 70위, 리사의 ‘라리사’가 84위를 차지했다. 팀뿐만 아니라 솔로로도 ‘핫100’에 진입하는 K팝 가수는 블랙핑크가 유일하다. 또 지수는 JTBC 드라마 ‘설강화’ 주연을 맡아 연기에 대해 호평을 들었다. 패션 화보 등을 촬영한 제니는 정규 1집 이전에 ‘솔로’로 가장 먼저 솔로 활동을 했다.

로제는 “솔로 활동하면서 멤버들의 빈자리가 느껴졌어요.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 또 친구가 있다는 것이 좋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이번에 더 재밌고 파이팅 넘치게 작업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제니도 “이번에 마음을 맞추면서 다 같이 성장했어요. 의견을 조율하고 발전시키면서 더 좋게 만들 수 있어 감사했죠. 멈춰있을 땐, 뇌 4개가 멀티플레이가 된다는 게 좋았어요. 더 좋은 그림을 꺼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흡족해했다.

이와 함께 블랙핑크는 약 150만 명 규모의 월드투어도 돈다. 오는 10월15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11월 미국을 거쳐 연말엔 유럽, 내년 6월엔 동남아시아 등을 순회한다. 8개월에 걸쳐 26개 도시에서 36회 공연한다. 이는 1차 투어 스케줄로 공연 일정은 계속 추가된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하면 K팝 최대 규모의 월드 투어다. 리사는 “저희가 모든 걸 다 쏟아낼 각오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점차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블랙핑크의 외침이나 약속은 얄팍해 보이지 않는다. 진정성이 빤할 수 있는 수식을 독처럼 다 삼켜 버리고, 당연한 각오를 절박한 서정성으로 선포하게 한다. 그건 매 태도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서다.

그래서 제니가 설명하는 팀의 정체성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너무 어려워요. 다만 여러 장르의 곡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면서 되새긴 건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죠.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하면서도 블랙핑크 본질에 멀어지지 않기 위해 뚜렷하고 선명하게 표현을 하려고 했어요. 그걸 멋있게 표현한 게 ‘본 핑크죠.”

블랙핑크는 이날 오후 12시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핑크베놈‘ 발매를 기념하는 ’카운트다운 라이브스트림‘을 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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