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엇갈리는 ‘외계+인’… “관객은 천재, 본능적으로 흐름 따라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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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억 대작 ‘외계+인’ 1부 최동훈 감독

영화 ‘외계+인’에서 고려시대에 살며 ‘신검’을 찾아 나서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김태리(위쪽 사진)와 인간의 뇌에 
갇힌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하는 외계 로봇 가드로 나오는 배우 김우빈. 영화는 2022년 현재와 1380년대인 고려시대를 수시로 
오간다. CJ ENM 제공
영화 ‘외계+인’에서 고려시대에 살며 ‘신검’을 찾아 나서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김태리(위쪽 사진)와 인간의 뇌에 갇힌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하는 외계 로봇 가드로 나오는 배우 김우빈. 영화는 2022년 현재와 1380년대인 고려시대를 수시로 오간다. CJ ENM 제공
‘쌍천만 감독’ 최동훈 감독의 새 영화 ‘외계+인’ 1부가 지난주 시사회에서 공개된 뒤 엇갈린 반응이 쏟아졌다. 최 감독이 영화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 ‘타짜’(2006년) 등을 통해 대중이 열광하는 지점을 가장 잘 아는 감독으로 손꼽혀 온 만큼 그의 작품을 두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건 이례적이었다. 이 영화는 1부 순제작비만 330억 원이 들어간 대작 중의 대작이다.

죄수 외계인들이 인간의 뇌에 수감되고, 로봇인 가드(김우빈)와 그의 파트너이자 인공지능 격인 선더가 이들을 관리한다는 것이 영화의 기본 설정. 영화는 2022년 현재와 1380∼90년대 고려시대 등 시공간을 과도하게 오가며 전개된다. 캐릭터 역시 고려시대 인물들과 현재 인물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의 대향연’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이 때문에 이야기가 복잡해져 따라가기 어렵다는 혹평과, SF와 사극을 접목시킨 신선한 장르의 탄생이라는 호평이 엇갈리고 있다.

영화 ‘외계+인’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도술과 외계인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담았다. 관객들에게 이런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재밌다”고 했다. 케이퍼필름 제공
영화 ‘외계+인’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도술과 외계인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담았다. 관객들에게 이런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재밌다”고 했다. 케이퍼필름 제공


이와 관련해 최 감독은 최근 언론 화상 인터뷰에서 “관객들은 극장에 들어가면 천재가 된다. 아무리 영화를 복잡하게 만들어도 관객들이 본능적으로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일 개봉하는 영화는 142분 분량의 1부. 2부는 내년에 공개된다. 혹평 중엔 1부가 2부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에 그친 것이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다. 수많은 캐릭터와 각종 설정을 설명하는 데 분량 대부분을 할애하고 정작 캐릭터들 간의 연관성이 밝혀지는 부분은 후반부 일부에 그쳤다는 것.

이에 최 감독은 “1부는 캐릭터들이 만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주연배우 김태리 역시 18일 화상 인터뷰에서 “(1, 2부 합쳐) 총 5시간 분량의 이야기인데 방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설명은 불가피하다”며 “설명이 끝나고 나면 2부는 얼마나 재밌겠느냐”고 말했다. 김태리는 고려시대에 살며 손목시계와 권총을 사용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역을 맡았다.

영화에는 인간의 뇌에서 탈옥한 외계인들과 로봇으로 변한 가드가 도심에서 대결을 벌이는 장면 등 마블 어벤저스 시리즈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떠오를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비행선이 도심 상공을 가로지르는 장면 등은 국내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최 감독은 “‘이건 CG로 만든 세상이야’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며 “도심 지하주차장에 (외계의) 비행선이 들어오는 장면 등 비행선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공간을 활용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CG 기술을 이용해 다양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낸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할리우드 작품에 비해선 여전히 부족하고 어색한 기술과 과도하게 친절한 상황 설명 등으로 인해 ‘어린이 영화’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최 감독은 “(영화 속) 도술 액션의 경우 제작 전 단계부터 유치해 보이면 어떡하냐 등 여러 반대가 있었다”며 “그런데 가끔 세상은 유치하게 돌아가지 않나. 유치한 게 어때서 싶기도 했다”고 했다. 영화가 마블의 각종 시리즈 등을 뒤섞어 놓은 것 같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최 감독은 “나도 아이언맨 등 마블 영화를 재밌게 봤지만 마블은 굉장히 서양적인 문화로 이 영화와 큰 연관은 없다”며 “영화 속 캐릭터들을 통해 한국인다운 것, 한국적인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1부를 120번 봤는데 지금도 보고 있으면 영화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해져요.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계속 신이 나 있어요. 이걸 관객들이 본다면 얼마나 재밌을까요.(웃음)”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외계+인#호불호 엇갈려#최동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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