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문화

‘제2의 미나리’ 꿈꾼다… 할리우드 한국계 감독 영화 러시

입력 2022-05-18 03:00업데이트 2022-05-18 03:1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애프터 양’ ‘UMMA(엄마)’ 선보여
내달 1일 국내 개봉 ‘애프터 양’… ‘파친코’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 작품
“로봇 통해 亞정체성 섬세히 표현”
아이리스 심 연출한 ‘UMMA(엄마)’… 제사-한복 등 한국어도 자주 등장
“차별화 위해 어설픈 설정” 목소리도
애프터 양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국내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처럼 미국 문화에 한국이나 동양문화를 접목한 작품들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애프터 양’은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를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파친코’에서 한국문화와 역사를 세련되게 담아내 세계적 호평을 받았다. 신작은 중국계 딸 미카를 입양한 부부가 딸이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중고로 구입한 인공지능(AI) 로봇 ‘양’ 이야기를 다룬다. 양은 미카의 오빠 역할을 하며 가족으로 살아간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저스틴 민이 양 역할을 맡았다.

영화는 갑자기 양이 작동하지 않게 된 이후의 일에 초점을 맞춘다. 미카의 아빠 제이크(콜린 패럴)는 양의 기억 저장장치를 돌려본다. 여기에는 양이 미카에게 오기 전 살던 집에서 겪은 상실의 기억과 미카 가족과의 행복한 기억이 담겨 있다. 제이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집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미카의 쓸쓸한 뒷모습, 찻잎이 우러나는 순간까지…. AI 로봇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섬세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이크 가족이 중국옷을 입고 지내는 장면 등 동양적 요소도 눈에 띈다. 한국계 감독이 미국에서 자라며 품었을 법한 고민도 담겼다. 양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미카에게 접붙임 중이거나 접붙임에 성공한 나무를 보여주며 말한다. “굉장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이 가지는 다른 나무에서 왔지만 이 나무의 일부가 됐지. 두 나무 모두 중요해.” 코고나다 감독은 기존 공상과학(SF) 장르 문법에 동양의 정서를 토대로 한 드라마를 더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UMMA(엄마)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2’를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UMMA(엄마)’도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아이리스 심이 연출했다. 11일 개봉한 이 영화의 주인공 아만다 역은 한국계 캐나다인 샌드라 오가 맡았다. 영화는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서 딸과 둘이 살며 양봉업을 하는 아만다에게 한국으로부터 엄마의 유골 함이 도착한 뒤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아만다의 엄마는 과거 어린 딸에게 전기고문을 하는 등 학대를 일삼은 인물. 유골 함을 받은 후 아만다는 한복을 입은 엄마의 환영에 쫓기는 등 기이한 일을 겪는다. 영화에는 ‘엄마’ ‘제사’ ‘한복’ 같은 한국어가 여러 번 등장한다. 한국어 대화 장면도 많다.

‘미나리’, ‘파친코’에 이어 ‘애프터 양’이 최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섬세한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은 것과 달리 ‘UMMA’는 혹평을 받고 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에 편승해 한국문화나 한의 정서에 대한 이해 없이 한복 같은 전통 소품과 설정만 피상적으로 갖고 왔다는 것. 다른 할리우드 영화와의 차별화에는 성공했지만 일종의 ‘괴작’이 돼버렸다는 평가다. 일부 관객들은 “한국인이라면 제사를 잘 지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냐”며 비판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은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함으로써 기존 장르의 문법을 변주해 이색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한국문화나 역사, 소재에 대한 철저한 고증이나 이해 없이 기존 할리우드 장르에 이를 얹을 경우 어설픔만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문화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