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소품 같아”…떠난 강수연에 슬픔에 잠긴 영화계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9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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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사 최고 스타였던 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뒤 영화계는 큰 슬픔에 잠긴 모습이다.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임권택 감독 등 동료 영화인들이 미리 차려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고, 8일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자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들이 한달음에 달려와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장례 절차를 도우며 조문객을 맞았다.

영화인장(葬)으로 진행되는 강수연 장례식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났으니 앞으로 저세상에서 모든 것을 잊고 평화롭게 영면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강수연이 평소 아버지처럼 따랐던 인물이다. 지난 5일 강수연이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했을 때도 가장 먼저 병원을 찾았고 임종 때까지 강수연 곁을 지켰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세파에 시달렸고 어렵게 살아왔던 수연씨가 처음으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씨받이’(1987)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 등을 연출하며 고인의 전성기를 함께한 임권택 감독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빈소를 찾은 임 감독은 “고인이 있어서 내 영화가 더 빛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8일 오전 빈소를 찾은 봉준호 감독은 “실감이 안 난다”며 “영정사진이 영화 소품 같다”고 했다. 배우 박정자는 “똑소리나는 똑순이어서 외로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작인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앞서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이라며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했다.

문소리·예지원·박정자·김혜수·이미연·김윤진·김의성·한지일·엄지원·박상민·류경수·문근영·김학철·김호정·민해경·임순례·윤제균·민규동·김태용·방은진·정지영·곽신애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박찬욱·이준익·안성기·박중훈·엄앵란·신영균·김지미·문성근·독고영재·송강호·이병헌·전도연·김희선·조승우·송중기·김남주·김승우·이성민·마동석·강동원·김보성·이정현·김고은·한효주·추자현 등이 보낸 조화가 빈소 앞에 줄지어 섰다.

소셜미디어엔 강수연을 기리고 그를 추억하는 글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홍석천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안 돼서 수연 누나를 알게 된 건 참 행운이었다”며 “‘석천아, 누난 네 그대로가 참 좋다’고 한 그 응원이 내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문성근은 “대단한 배우였다”며 “씩씩하게 일어나기를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 아프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여진은 “영광스럽게도 처음 찍어 본 영화에서 그분의 친구였다.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승연은 “언제나 당당하고 언제나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라고 했고, 정보석은 “위대한 배우 강수연이 하늘로 떠났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평안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규리는 “내 등대 같았던 분”이라고 말했고, 안연홍은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 언니와 같이 작품을 하게 돼 정말 영광이었다. 촬영장에서도 늘 편안하게 대해 주고, 나처럼 새카만 후배도 항상 따뜻하게 챙겨줬던 언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가족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다가 7일 오후 3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결식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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