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전직 함장이 전하는 진짜 잠수함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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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리얼리티/최일 지음/316쪽·2만2000원·행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개발 중이라고 밝혀 긴장을 고조시킨 핵추진잠수함은 1950년대 미국에서 개발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군비경쟁을 벌이던 와중에 미 해군 하이먼 G 리코버 제독은 핵추진 장치를 개발했고 이를 잠수함에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세계 최초의 핵잠수함 ‘USS노틸러스’. 1958년 노틸러스가 북극점 빙하 아래를 통과하는 데 성공하면서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한 핵잠수함 시대가 열렸다.

저자는 1200t급 잠수함인 이억기함 부장과 2007년 실전 배치된 1800t급(214급) 잠수함 중 1번함인 손원일함 초대 함장을 지낸 예비역 해군 대령. 잠수함 부대 작전참모, 잠수함 전대장으로 근무했고 전역한 뒤론 독일 잠수함 건조 회사에서 5년간 이사로 근무한 잠수함 전문가다.

그는 최초의 핵잠수함 이야기는 물론이고 네덜란드 발명가 드레벨이 영국 해군에 고용돼 1620년 최초로 항해가 가능한 잠수함을 제작한 이야기, 1775년 최초로 공격용 잠수함 터틀이 만들어진 이야기 등 잠수함의 역사를 풀어낸다.

6·25전쟁 당시엔 잠수함이 한 척도 없던 한국 해군을 대신해 미군이 잠수함을 이끌고 한반도 해역에서 감시 작전을 했다. 1950년 10월 1일 USS펄치함은 영국 해병 특수부대원들을 북한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에 동원되며 실제 전투 임무에도 참가했다.

저자는 잠수함의 귀 역할을 하는 소나와 리튬 배터리를 포함해 잠수함 관련 전문 기술 이야기도 풀어낸다. 이 외에도 북한이 시험발사를 진행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북한이 개발 중인 3000t급 신형 잠수함의 실체 등 잠수함과 관련한 최신 시사 이슈도 분석했다.

2017년 침몰한 아르헨티나 잠수함 산후안함 승조원 44명이 인양 경비 문제로 지금도 907m 수심에서 잠수함에 갇혀 있는 사연 등 나라를 지키다가 산화했지만 유해조차 수습되지 못한 이들의 슬픈 이야기도 담겼다. 일반인도 잠수함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솜씨가 돋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잠수함 리얼리티#김정은#핵추진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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