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들의 미적 감각과 깊이 있는 성찰에 가슴 벅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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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영랑시문학상’ 본심 후보작 5편 선정
등단 20년 이상 된 시인들중 김후란 나희덕 신용목 등 올라
내달 18일 최종 수상작 선정… 4월 28일 동아일보 사옥서 시상식

18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제19회 영랑시문학상 예심 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은규 홍일표 박종국 
시인. 이들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영랑의 이름과 위상에 걸맞은 작품들이었다”고 평가했다. 박해윤 기자 
land6@donga.com
18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제19회 영랑시문학상 예심 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은규 홍일표 박종국 시인. 이들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영랑의 이름과 위상에 걸맞은 작품들이었다”고 평가했다. 박해윤 기자 land6@donga.com
동아일보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19회 영랑시문학상 본심에 오른 후보작이 선정됐다.

영랑시문학상 예심 심사위원회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심사를 진행해 5개 작품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영랑시문학상은 섬세하고 서정적인 언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영랑 김윤식 선생(1903∼1950)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그의 시 세계를 창조적으로 구현한 시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영랑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신달자 시인)는 올해 운영 요강과 심사위원 위촉 및 심사 기준을 확정하고 예·본심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예심 위원인 박종국 홍일표 이은규 시인은 등단한 지 20년 이상 된 시인이 2020, 2021년 출간한 시집을 대상(기존 수상작 제외)으로 올 1월부터 15개 작품을 선정했다. 이 중 심사를 거쳐 5개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김후란 시인의 ‘그 별 우리 가슴에 빛나고’ △나희덕 시인의 ‘가능주의자’ △신용목 시인의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 △이재훈 시인의 ‘생물학적인 눈물’ △이현승 시인의 ‘대답이고 부탁인 말’이다(작가명 가나다순).

김 시인의 ‘그 별 우리…’에는 박목월, 윤동주, 정지용, 한용운 시인에 대한 헌사가 담긴 시들이 실려 있다. 한국 시인들이 비극적 역사를 어떻게 견디며 시의 명맥을 지켜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예심 심사위원들은 “시가 그려내는 별자리는 어느덧 한자리에 모여 미학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나 시인의 ‘가능주의자’에서는 오랫동안 시에 천착한 작가의 시선이 깊어졌다. 시인은 사회문제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제한된 상황에 굴하지 않고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어보도록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시인의 ‘비에 도착하는…’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친 감정을 곱씹는다. 시인은 사랑과 이별, 운명과 필연, 생성과 소멸을 애잔하게 노래한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과거와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아름다움과 슬픔이 녹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훈 시인의 ‘생물학적인 눈물’은 슬픔을 부정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대면해야 하는 물질로 바라본다. 시인은 힘든 현실을 버텨내기 위해 환상으로 도망치지 않고 고통을 끌어안는다. “슬픔을 물질화한다는 것은 온전히 그것과 대면하는 행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현승 시인의 ‘대답이고 부탁인 말’에는 삶을 둘러싼 질문과 대답이 가득하다. 하지만 시인은 질문에 대해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뿐 단언하지 않는다. “시인의 언어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수용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온 이유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시집들이 다수 출간됐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중견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들이 내포하고 있는 미적 감각과 깊이 있는 성찰에 가슴 벅찬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본심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시상식은 4월 2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개최된다. 상금은 3000만 원.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영랑시문학상#본심 후보작#5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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