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콘서트’ 등 비대면 공연 지원, 어촌 폐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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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진흥원 ‘소셜벤처 트랙’ 선정
7개 기업에 ‘5000만원-투자 컨설팅’
“예술-장애친화 콘텐츠 꾸준히 지원”

식사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해녀의 부엌 매장. 해녀의 부엌 제공
식사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해녀의 부엌 매장. 해녀의 부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음악계에선 ‘랜선 공연’ ‘방구석 콘서트’가 부쩍 늘었다. 관객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음악인들의 자구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주류 예술인에겐 이런 기회도 흔치 않다. 좋은 장비를 갖춘 스튜디오를 구하려면 비싼 ‘디지털 대관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음반기획 및 제작사 ‘오디오가이’ 최정훈 대표는 음악인들의 이런 어려움에 주목했다. 10년간 노하우를 쌓아 온 3차원(3D) 입체음향 기술을 비대면 공연에 접목하기로 했다. 집에서도 공연장에 온 것처럼 실감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이달 12일부터 3주 동안 매주 금요일 ‘어느 날, 내게 찾아 ON 콘서트’를 열고 있다.

최 대표는 “비대면 시대에 온라인 유료공연이 정착되려면 고품질의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며 “비주류, 인디 뮤지션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디오가이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공모한 ‘창업발전소―콘텐츠 소셜벤처 트랙’에 선정됐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선 3년 차 이하 기업에 5000만 원을 지원하고 투자 유치 등 전문가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7개 기업을 뽑는 데 142개 기업이 지원해 경쟁률 20 대 1을 넘겼다.

선정된 스타트업들이 가진 콘텐츠는 다양하다.

‘해녀의 부엌’은 제주도의 버려진 어촌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제주도 출신 김하원 대표는 수산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도서관이 들어서고 다양한 기념품까지 만들어 파는 외국의 수산시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식사를 하면서 해녀들의 삶을 담은 공연을 즐기는 아이템이 떠오른 것이다. 김 대표는 “영상과 안무, 조명을 조합해 해녀들의 물질을 실감나게 느끼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청각장애 환자 등을 돕는 헬스케어 콘텐츠도 눈길을 끌었다.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는 자동차 회사에서 10년 동안 인지 모델링 업무를 했다. 운전자에게 들어온 정보가 행동이나 말로 표현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이다. 민 대표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ADHD 환자를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ADHD가 의심되거나 진단받은 환자가 게임에 접속하면 인지 구조가 모델링돼 사용자 맞춤형 게임 환경이 만들어진다. 내년 상반기에 선보이는 게 목표다.

박경자 콘진원 기업인재양성본부장은 “최근 사회적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소셜벤처가 늘었지만 예술, 문화, 스포츠 분야는 그리 많지 않다”며 “예술가 지원, 배리어 프리(장애 친화적) 콘텐츠를 고민하는 기업들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비대면 공연 지원#온라인 유료공연 정착#해녀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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